이란 경찰, 지하철역서 총기 발포 … 히잡 미착용 여성 구타도
‘피의 11월’ 3주년 기념일인 15일부터 시위 점차 격화
이란휴먼라이츠 “히잡 시위에서 1만5000명 체포, 300명 이상 사망”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이란 경찰이 수도 테헤란의 지하철역에서 총기를 발포하고,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은 여성들을 마구 때리는 내용의 동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다.
최근 영국 가디언은 이란 경찰이 지하철역 플랫폼에서 총을 쏘자 놀란 시민들이 출구를 향해 황급히 대피하다가 서로에게 뒤엉켜 넘어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이란의 지하철역과 열차는 시민에게 폭력을 가하고 여성을 감시하는 장소가 됐다"고 전했다. 지하철 열차 밖에서 창문을 통해 촬영된 또 다른 영상에서는 경찰이 열차 객실을 돌아다니며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들을 구타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AFP통신은 이들 동영상이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정부 감시단체 '1500타스비르'(1500tasvir)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 15일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는 시위대 수십명이 모닥불을 주위를 돌면서 "우리는 싸운다. 우리는 이란을 되찾을 것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가 "올해는 피로 얼룩졌다. 호메이니는 끝이다"라고 외치면서 히잡에 불을 지르는 영상도 공개됐다.
현재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마흐사 아미니(22)의 의문사를 계기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석달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위는 '피의 11월' 3주년 기념일인 지난 15일부터 점차 격화되는 분위기다. 이란 전역의 상점들도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3일간의 동조 휴업에 들어갔다. 피의 11월은 2019년 정부의 휘발유 가격 인상에 분노한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다 유혈 진압 속에 수백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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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통신은 "지난 15∼16일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벌어진 충돌로 이란 전역에서 최소 7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16일 보안관 2명이 시위대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은 이란 히잡 시위 과정에서 1만5000명이 체포되고, 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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