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청년일꾼 비중 20년간 '반토막'…10명 중 3명 50대 이상
노동계 해묵은 논란…고령화에 생산성 감소 불가피
"'철밥통' 호봉제 끊고 직무·직능급제 전환할 때"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근로자 중 청년 비중이 갈수록 줄고 미국, 일본 등 주요국보다 생산 현장이 급격히 늙어간다는 내용의 '제조업 근로자 고령화' 자료를 발표했다.
전경련 조사 결과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전체 제조업 근로자 중 청년 근로자 비중이 29.7%에서 14.8%로 14.9%포인트 줄었다. 반면 50세 이상 고령 근로자 비중은 같은 기간 11%에서 31.9%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7.8%로 2위 사업서비스업(10.2%)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국가 경제의 큰 몫을 책임지는 제조업 현장이 늙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한국의 2001년 대비 2021년 연령별 근로자 수 비중을 보면 15~29세는 29.7%에서 14.8%로 14.9%포인트, 30대는 33.9%에서 26.4%로 7.5%포인트씩 줄었다. 40대는 25.4%에서 27%로 1.6%포인트, 50대는 9.0%에서 23.9%로 14.9%포인트, 60세 이상은 2%에서 8%로 6%포인트씩 늘었다.
한국 제조업의 '고령화' 현상은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이미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9.1%를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인 일본보다 평균 근로자 연령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추월할 것으로 전경련은 내다봤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의 수치를 살펴보면,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39.2세에서 43세로 3.8세 늘었고, 일본은 41.6세에서 43.1세로 1.5세, 미국은 44.1세에서 44.2세로 0.1세씩 늘었다. 이대로라면 올해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이 일본 제조업 근로자의 평균연령을 추월하고 2025년 미국보다도 많아질 것으로 전경련은 전망했다.
전경련은 일꾼들이 늙어갈수록 인건비는 늘고 노동샌상성은 낮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인건비 증가의 경우 한국 특유의 '호봉제'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 부가조사'에 따르면 근로자 100인 이상 기업 중 호봉제를 시행 중인 기업 비중은 57.6%나 됐다. 직능급 29.0%, 직무급 37.6%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호봉급은 노동생산성과 업무효율과는 상관없이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을 자동으로 올리는 제도다. 근로자가 나이를 먹을수록 기업은 더 많은 인건비를 줘야 한다. 이 때문에 기업이 인건비 관리 차원에서 신규 채용을 줄이면 미래 취업준비생들의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인건비 등 노동비용 증가 속도가 노동생산성 증가 속도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전경련이 고용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를 바탕으로 2011년과 2020년의 제조업 노동비용총액 및 노동생산성을 비교해보니 비용총액은 약 489만원에서 약 604만원으로 23.5% 늘었지만, 생산성 지표는 99.5에서 115.6으로 16.2%포인트만 높아졌다.
여기서 노동비용총액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대가로 지급한 정액 및 초과급여, 상여금 및 성과급 같은 직접노동비용과 퇴직급여, 법정노동비용 등 간접노동비용의 월평균 값을 구한 수치다. 생산성 지표는 2015년을 '100'으로 가정한 뒤 측정한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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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근로자 고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선 호봉제가 아니라 직무·직능급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년 근로자 고용을 늘리기 위해 대학 교육 제도를 혁신해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키우는 것은 물론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화해 (청년 구직자의) 진입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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