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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13일(현지시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음에도 일제히 2%대 상승 마감했다. 최근 연일 하락장이 이어진데다 '고물가 지속'이 새로운 소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반등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변동성이 한층 커진 만큼 '약세장 속 랠리' 경고도 쏟아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827.87포인트(2.83%) 오른 3만38.7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92.88포인트(2.60%) 높은 3669.9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2.05포인트(2.23%) 상승한 1만649.15에 장을 마감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40.65포인트(2.41%) 높은 1728.41에 장을 마쳤다. 하락장으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예상보다 강한 CPI 보고서를 소화하며 오히려 반등했다. 경제매체 CNBC는 "S&P500지수의 거래 범위가 2020년3월 이후 가장 넓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종목별로는 에너지와 은행주의 랠리가 반등을 이끌었다. 국제유가가 3거래일 만에 오르며 셰브론은 전장 대비 4.85% 치솟았다. 엑손모빌은 3.49%, 옥시덴털페트롤리움은 4.44% 뛰었다. 대표 은행주인 JP모건은 5.56%,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6.13%, 시티는 5.17% 상승 마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수출 통제 발표 이후 하락장을 이어온 반도체주도 이날 랠리를 보였다. 인텔은 4.30%, 엔비디아는 4.0%, 퀄컴은 3.88% 올라 거래를 마쳤다. 애플(+3.36%), 테슬라(+2.06%), 마이크로소프트(+3.76%) 등 대표 기술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이밖에 월그린스부츠얼라이언스는 호실적에 힘입어 5.35% 상승 마감했다. 도미노 피자 역시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을 발표하며 10%이상 뛰었다. 넷플릭스는 월 6.99달러의 광고 요금제를 내달 출시한다고 밝힌 이후 5.27%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공개된 CPI 지표와 기업 실적, IMF 기자회견 등을 주시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와 경기침체 우려를 살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2%,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의 전문가 전망치인 전년 동월 대비 8.1%, 전월 대비 0.3%를 소폭 상회한 수치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1982년8월 이후 최대폭으로 치솟으면서 고물가 장기화 우려가 커졌다. 9월 근원 CPI는 1년 전 대비 6.6% 치솟았다. 전월 상승률(6.3%)은 물론, 시장 예상치(6.5%)도 웃돈다.


예상을 웃도는 강한 인플레이션 압박에 Fed의 고강도 긴축은 한층 더 힘을 받게 됐다. 4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시됐던 11월은 물론, 12월과 내년 초까지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현재 11월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99%이상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75%대, 전날 84%대에서 더 뛴 수준이다. Fed가 다음달 1.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0.7% 나타났다.


마스터카드 이코노믹스 인스티튜트의 미셸 메이어 수석미국이코노미스트는 "Fed는 물가 안정에 전념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분명히했다"면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수록 그들은 그 약속을 지키고 있음을 더 보여줘야한다. 이는 더 높은 금리와 경제의 냉각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공개된 9월 FOMC 의사록에서는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누적된 정책이 경제에 미칠 파장을 의식해 추가 긴축 정책의 속도를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이른바 ‘속도조절론’도 제기됐으나, 이날 모든 측면에서 시장 전망을 웃돈 CPI 발표로 소수 의견의 힘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Fed가 주시하고 있는 노동시장 지표도 여전히 견조하다. 이날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주(10월 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9000건 증가한 22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22만5000건)는 상회했지만, 여전히 해고자가 많지 않다는 지표라고 CNBC는 전했다.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잇따른 경기둔화 경고음에도 Fed를 비롯한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를 지지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고삐 풀린 기차(a runaway train)가 되도록 방치할 수 없다"며 "중앙은행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상이 성장에 비용을 초래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을 정도로 충분히 조이지 않을 경우 금리가 더 높고 길게 유지되면서 성장에 더 큰 피해를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CPI 공개 직후 성명을 통해 "가계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일이 내 최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통상 강력한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증시 하방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하락장으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오전 장중 플러스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이를 최근 S&P500지수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이미 주가가 과도하게 급락했던 여파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캡 시지스의 프랭크 카펠리는 "종합적으로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포지셔닝이 너무 지나쳤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 라일리 파이낸셜의 아트 호건 수석시장전략가는 이날 CPI 보고서에 대해 "(높은 인플레이션은) 실망스럽지만 새로운 정보는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새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반등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강력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투자자들은 오히려 물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확신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드워드존스의 모나 마하잔 선임투자전략가는 실제 반영까지 시차가 있는 주거비 인플레이션이 현 CPI보고서만큼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분위기도 약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4%를 돌파했다가 3.96%선으로 상승폭을 줄인 상태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47%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장초반 오름세를 보이던 달러도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7%이상 낮은 112.4선까지 내렸다. 앞서 달러인덱스는 114에 육박하며 9월 28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었다.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지표를 소화하고 어닝 시즌이 시작됨에 따라 증시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여전히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투자은행 브리그 마카담의 창립멤버인 그렉 스웬손은 "현 랠리에 흥분하는 것은 실수가 될 수 있다"며 "약세장 랠리에 가깝고 더 나쁜 소식을 접하게 될 것"이라고 더 큰 변동성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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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는 달러화 가치가 하락 전환하며 3거래일만에 상승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4달러(2.11%) 오른 배럴당 89.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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