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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동원령은 다모클레스의 검"…푸틴의 자충수되나

최종수정 2022.09.29 09:39 기사입력 2022.09.29 08:02

유가 하락·서방 고강도 제재...러 경제 역풍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출처: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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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원령은 이미 서방의 제재로 휘청거리고 있는 러시아 경제에 또다른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만명의 병력을 징집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국가 예산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쟁 중에도 비교적 선방했던 러시아 경제가 충격을 받을 경우 푸틴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7개월을 넘기면서 전쟁에 필요한 군사 재정이 고갈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만명 이상의 예비군을 소집하기로 결정하면서 물자와 훈련비를 지불할 새로운 자금이 필요한데, 동원 전력에 예산을 투입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징집을 피해 젊은이들이 줄지어 국외로 탈출하면서 러시아 경제는 노동력 상실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이미 고급 두뇌들이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동원령이 러시아의 젊은 노동력을 크게 감소시켜 향후 러시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외로 탈출하고 있는 러시아인들은 대부분 고등교육을 받은 고숙련 인력들로 파악된다.


독일의 국제안보문제연구소의 러시아 전문가 야누스 클루게는 "동원령은 러시아의 모든 가정 위에 매달려 있는 ‘다모클레스의 검’과 같다"며 "러시아이 평균 소비자들의 낙관론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전쟁 수행을 뒷받침했던 에너지 수출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위기 요인이다. 오일엑스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닐 크로스비는 서방의 금수조치 영향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지난달 480만배럴에서 이달 450만배럴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원유는 이미 배럴당 20달러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러시아 루블화 가치 상승으로 원유 수출 대금 결제 셈법은 복잡해졌고, 그 결과 지난달 러시아 연방정부 예산은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산 흑자는 7월말 481억루블에서 지난달 말 137억루블로 감소했다. 국제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예산 수입의 45%가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출에서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경제 붕괴가 임박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군 동원 소식에 러시아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는 공포에 휩싸였다. 러시아 국내 증시는 군 동원령 여파로 두자릿수 폭락하는 등 크게 휘청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군동원령 발표 이후 러시아 대표 주가지수인 MOEX 지수는 16.29% 급락했다.


러시아 못지 않게 우크라이나도 타격을 받고 있지만 서방으로부터 대규모 원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11억달러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18대, 험비 차량 150대, 전술 차량 150대, 드론 탐지 시스템 등이 지원된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도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서 실시된 합병 투표 이후 후 서방국들은 추가 제재를 예고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 제재정책조정관인 제임스 오브라이언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더 많은 제재 패키지가 있을 것"이라며 금융, 기술, 인권, 에너지, 군사,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분야를 제재의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동맹국과도 협력해 추가 제재를 모든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도 이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와 70억유로 상당의 수입제한 등을 조치를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에서 치러진 가짜 국민투표나 어떤 종류의 병합 시도도 용납하지 않으며, 우리는 러시아가 이 같은 긴장 고조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는 결의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제재는 푸틴 체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그들이 전쟁을 지속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고 강조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추가 대러 제재 패키지에는 러시아 철강 산업을 붕괴시키고 러시아군의 핵심 기술을 박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주요 7개국(G7) 국가가 전세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합의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을 위한 법적 기반을 포함하며, 70억 유로 상당의 수입제한 조처 등도 들어간다. 또 러시아 군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반도체, 항공, 특수 화학원료 등의 핵심 기술도 수출제한 목록에 포함시켰다. 러시아에 건축,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법률 IT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것도 금지됐다.


아울러 군과 방산업계 고위관계자와, 음악가, 무기 거래상 등 개인도 입국 금지와 자산압류 등 제재대상에 올렸다. 제재 명단에는 알렉산드르 두긴, 니콜라이 라스토르게프, 칼라시니코프의 최대주주인 앨런 루시니코프 등이 올라 있다. 이 제재 패키지는 오는 30일 회의에서 논의되며 27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의결될 경우 시행된다.


◆용어

다모클레스의 칼: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검이 천장에서 왕의 머리를 겨누고 있는 모습에서 유래. 권력이 강해질 수록 위험도 증가함을 비유.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1961년 유엔 연설서 핵위험을 강조할 때 언급하면서 유명해짐.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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