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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의 시니어트렌드] "Age Means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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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60세 이상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측보다도 고령화의 기울기가 가파르다. 2012년 세계인구 보고서에 따르면 2047년 무렵이면 인류 역사상 최초로 60세 이상이 15세 미만을 초과하는 ‘대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국제사회는 고령화에 저항하기보다는 새로운 시스템을 연구하고 설계하는 쪽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한국은 그 실전 환경이 가장 먼저 일어나는 곳이다.

고령화에 대처하는 모범 사례는 어느 국가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필자는 여러 이야기 중, '웰에이징(Well Aging), 시니어 산업' 강의 시간에 배운 서울대학교 한경혜 명예교수의 관점이 가장 신선했고, 또 공감한다. “Aging Means Business: A Korean Case”가 그것이다.


한국의 노인학 박사들은 대부분 미국이나 영국에서 공부했다. 이른 산업화로 사회적 자본이 잘 갖춰져 있어 고령사회 준비를 위한 연구나 제도적 장치를 체계적으로 만들고 있어서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글로벌 브랜드가 다양하다 보니 그만큼 시니어 고객 맞춤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이 있다.

한편으로, 일본이 있다. 우리와 근접한 국가이고,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고령화를 맞이해 참고할 만한 실전 사례가 많다. 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일본의 개호보험을 상당부분 참고하면서 한국 상황을 반영했다. 코로나19 전에는 지방자치단체나 기업, 단체들이 실버산업 연구나 비즈니스를 한다면, 일본 견학을 꼭 다녀왔을 정도다.


북유럽 사례도 종종 등장한다. 복지 천국으로 알려진 만큼 독특한 방법들을 볼 수 있다.


후발주자이지만, 중국은 고령사회 준비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나라다. 리커창 총리가 공식 발언을 했을 정도로, 고령자에 진입하는 인구 규모 자체가 거대해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앙 정부의 주도하에 첨단 시스템을 고령자 맞춤으로 강제 시행하게 하는 움직임 속에 급진적인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필자 역시 중국에서 일하고 있을 때, 일본 고령 산업을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그렇게 시작된 시니어 산업 조사를 통해 영국의 사회철학자인 피터 래스렛(Peter Lasett)이 주장한 ‘생애주기 4단계 이론’과 하버드대학 성인발달연구소의 윌리엄 새들러 교수가 연구한 '마흔 이후 30년이라는 인생 3기'라는 시기를 구분할 수 있게 되고,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앞으로는 어떨까.


한국의 사례를 지켜보고, 연구하는 전세계 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는 우리가 가장 가파른 속도로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글로벌 비즈니스를 한다면, 동북아 지역 중 한중일은 규모나 유행을 선도하는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자 아시아 지역 진출의 첫 시험대다. 이 동북아 국가가 전부 고령사회로 이동 중이다. 그렇다면 서구권 기업들이 시니어 비즈니스를 할 때 혹은 아시아 국가들이 고령사회를 연구할 때, 교안으로 삼고 싶은 국가는 어디일까. 필자는 한국이 답이었으면 한다.


그간 한국에서 노인이라 하면, 돌봄이 필요하다는 복지문제부터 떠오른다고 한다. 실버 산업, 무언가 무겁고 힘들고 괴로운 것이었다. 그래서 산업계는 인식 전환과 세분화를 위해 웰에이징, 욜드(Yong Old)나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등 다양한 신용어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나이 드는 모든 것은 비즈니스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장수촌으로 유명했던 오키나와의 식단이 있다. 장수 식단을 연구하고자 다국가의 연구단이 해당 지역을 방문하고 요리법을 널리 알리고, 그 지역의 식자재가 전세계를 향해 판매된다.


K-팝(Pop) 열풍이나 K-드라마 열풍으로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가 높아져 관련 판매가 높아지는 것을 이미 경험하고 있다. 한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기회가 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가 생활을 즐기는 패턴이나 건강 관리 방법 등 브랜딩이 가능한 영역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물론 이러한 장수 트렌드는 부담과 위기일 수도 있고, 우리는 아직 명확한 해결책을 다 만들지 못했다. 시니어 시장 역시 하나가 아니다. 이 시니어라는 세대 안에는 아주 다양한 노인이 존재한다. 이 계층은 니즈가 굉장히 다를 수 있고, 나이를 기준으로 할 수 없다.


젊은 층 입장에서야 50대나 60대, 심지어 70대도 구분이 되지 않고 동질적 집단처럼 보인다. 전철을 타면 노약자석에서 누가 앉고 설지를 판단하기 위해 나이를 묻는 것을 보면, 시니어 집단 내에서도 구별하는 것이 쉽진 않은 것 같다. 의술의 발달과 생활 습관의 차이로 신체 나이가 천차만별이 되었기 때문이다.


연령이 아니라 성향, 즉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가졌는가에 따라 큰 개인차가 발생한다. 따라서 유전적 요인보다도 건강하게 사는 방법이 중요해졌다. 안티에이징보다 웰에이징이다. 이러한 복잡한 한국 시니어 소비자를 만족시키려고 제일 먼저 노력하는 기업은 어디 있을까. 당연히 한국에서 시작될 것이고, 이는 글로벌로 확장 가능하지 않을까.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장 앞서 가고 있으니까.


최근 글로벌 시니어 트렌드는 총론이 아니고 각론의 깊이를 요한다. 나이드는 모든 것은 비즈니스 아이템이지만, 실행해본 경험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승산 없는 싸움이 아니다. 다만, 새로운 사회적 시선을 내재화하는 것은 필요하다. 피터 래스렛의 ‘A Fresh Map of Life(신선한 인생지도)’란 책이 있다. 인생을 총 4등분하였을 때, 3기와 4기를 삶의 Downhill이 아니라 U-Curve로 보자는 것이다. 나이 드는 것에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여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고 좋은지 처방전이 마땅치 않은 이때, 우리가 새로운 길을 내야 한다.


이제부터 본 게임이다.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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