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불법 촬영 의혹…반복되는 '교권 침해' 어쩌나
'교권침해' 5년간 1만1148건…매년 2000건 이상
성희롱·성폭력 범죄 비중↑ 2018년 7.9%→2020년 12.7%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대면 수업 전환 이후 교권 침해 사례가 증가하면서 교실 붕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자 교사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교권 침해를 넘어 성범죄까지 나타나는 상황이다. 교실에서의 문제행동이 교사들의 교육활동은 물론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할 수 있는 만큼 교원단체에서는 생활지도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광주에서 한 고교생이 여자 교사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광주의 한 사립고에 재학 중인 3학년 A군(18)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지난해 2학기부터 최근까지 1년여간 여교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의 휴대전화에는 150여개의 사진과 동영상이 발견됐으며, 자신의 교실뿐 아니라 이동 수업반(선택과목)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여교사를 불법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자신의 휴대전화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켜놓고 교탁 아래 끝부분에 두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군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조사 중이다. 학교 측은 최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 A군을 퇴학 처분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앞서 충남 홍성에선 한 중학생이 휴대전화를 들고 교단 위에 누워 수업 중인 교사를 촬영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교권 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건은 지난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남학생이 교단에 누운 채 수업 중인 여성 교사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듯한 12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영상에서 교사는 이 학생의 행동에 대응하지 않은 채 수업에 집중했고, 다른 학생들도 이 학생을 말리지 않는 모습이 담겼다. "이번엔 500개 가자", "이게 맞는 행동이야?"라고 말하거나 웃는 소리를 내는 교실 남학생들의 음성도 있었다.
불법 촬영 의혹을 수사한 경찰은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 한 결과, 여교사를 촬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교육청은 학생 인권과 개인 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3명의 학생이 받은 구체적인 징계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중학생 3명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교권 침해는 최근 5년간 1만1148건이 달한다. 매년 2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생·학부모 등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행위 발생 건수는 2018년 2454건, 2019년 2662건으로 증가하다가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197건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대면 수업이 늘어난 지난해에는 2269건으로 다시 급증했다.
특히 최근 3년 간 학생의 교권 침해 사건 중 성희롱·성폭력 범죄 비중은 2018년 7.9%에서 지난해 12.7%로 4.8%포인트(p) 증가했다. 지난해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육활동 침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와 '성폭력 범죄'가 전체 교권 침해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8년 7.9%(180건), 2019년 9.4%(229건), 2020년 12.7%(137건)이다.
전국 교원의 61%가 하루 한 번 이상 욕설, 수업 방해, 무단 교실 이탈 등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겪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정성국)가 7월12일~24일 전국 유·초·중·고 교원 86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주일에 몇 번 학생의 문제행동을 접하느냐'는 질문에 5회 이상이라는 답변이 전체의 61.3%에 달했다.
문제행동의 유형으로는 전형적인 수업 방해 행위인 '떠들거나 소음 발생'(26.8%)이 가장 많았다. 이어 '욕설 등 공격적 행동'(22.8%), '교실, 학교 무단 이탈'(12.7%), '교사의 말을 의심하거나 계속해서 논쟁'(8.1%), '수업 중 디지털기기 사용'(7.9%), '수업 중 잠자기'(7.9%) 순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학생의 학습권, 교사의 교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응답이 95.0%(매우 심각하다 69.0%, 심각하다 26.0%)에 달했다.
하지만 학생의 문제행동에 대해 교사가 즉각적으로 대응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교사의 교육활동이 침해받을 경우 관할 교육청이 수사기관에 학생이나 학부모를 고발할 수 있게 하는 교원지위법이 있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현행 교원지위법이 교권 보호에 기여하느냐는 질문에 부정 응답은 78.7%로 집계됐다.
교실 붕괴 우려도 커지면서 교원단체에서는 생활지도권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교사의 교육활동과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받기 위해서는 수업 방해 학생을 즉각 지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생생활지도를 강화하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지난 8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교사의 교육활동에 학생생활지도 권한을 명시하고, 수업 방해 학생의 생활 기록부에 조치사항을 기록하는 등 제재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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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도 지난 5일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강 의원은 "이 법안은 모든 학생의 학습권을 지키는 동시에 교원의 교육권 보장을 통해 행복한 학교생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교육을 위해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활동을 보장하는 개정안 통과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위기를 겪는 위기 학생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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