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 흉기로 찔러 살해한 美 10대 "난 생존자다"
자신 성폭행한 남성 30여 차례 찔러 살해
법원, 20년 징역형 '선고 유예'…배상금 등 명령
[아시아경제 김주리 기자] 미국 법원이 자신을 수차례 성폭행한 남성을 흉기로 30여차례 찔러 살해한 10대 소녀에게 중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14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법원은 살인,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파이퍼 루이스(17)에게 피해자 유족에 대한 배상금 15만 달러(원화 약 2억900만원), 보호관찰 5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령했다.
데이비드 포터 지방 판사(아이오와주 포크 카운티)는 루이스의 20년의 징역형에 대해서는 선고를 유예하며, 루이스가 보호관찰을 위반할 경우 감옥으로 보내질 수 있다고 판결했다.
법원의 이번 판단은 아이오와주 법률에 따른 것이다. 선고유예 판결을 받으면 형의 선고가 보류되고 유예기간이 지나면 기소가 면제, 전과기록도 남지 않는다.
유죄 인정을 조건으로 감형 협상(플리바겐)을 한 루이스는 지난 2020년 6월에 만난 재커리 브룩스(당시 37세)를 살해한 혐의를 인정했다.
당시 15세이던 루이스는 가정폭력이 행해지던 집을 나와 거리를 방황하던 중 성매매를 알선하는 남자들을 만났다. 그중 한 명이 브룩스였고, 그는 온라인 채팅 앱을 통해 만난 남성들과 성관계를 갖고 돈을 벌어오라고 요구했다.
루이스의 주장에 따르면 브룩스는 그녀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고 마리화나를 피우게 해 의식을 잃게 했다. 이후 브룩스는 루이스를 여러 차례 성폭행했다.
같은 달 한 아파트에서 루이스는 잠자고 있던 브룩스를 흉기로 30여 차례 찔러 살해했다.
재판에서 루이스는 "나는 브룩스의 가족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그 일이 발생하지 않았길 바란다"라면서도 "그러나 희생자가 단 한 명이 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성폭행 피해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다"라고 덧붙였다.
루이스의 변호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이 루이스의 선고를 유예한 판결은 옳은 결정이었다"라며 "판사의 판단에 감격했다. 선고 유예로 루이스가 온전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루이스의 학교 선생님은 루이스의 배상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금에 나섰고 이미 15만 달러 이상을 모았다.
선생님은 배상금과 주에 진 빚을 청산한 뒤, 루이스가 남은 돈을 자신의 교육비나 사업 자금으로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한편 아이오와주 시민단체 성폭력반대연합의 한 활동가는 법원의 판단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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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의가 실현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법원의 판단은) 최악의 결정은 아니지만, 최고의 결정과도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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