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수온, 전 지구 2배 상승
어종·어획량 변화…아열대성 생물 출현도 잦아져

파란고리문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파란고리문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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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한반도 바다가 뜨거워지고 있다. 기후변화 최전선이라고 불리는 제주에서는 이미 아열대성 생물이 발견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후 서귀포시 쇠소깍 해안 갯바위에서 파란고리문어가 발견됐다. 파란고리문어는 10cm 내외의 작은 크기지만 턱과 이빨에 테트로도톡신(TTX)이라는 독을 가지고 있다. 청산가리와 비교했을 때 10배 이상 강한 독성으로, 1mg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손으로 만지다 물려 독에 노출되면 신체 마비, 구토, 호흡곤란, 심장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점액과 먹물에도 독성물질이 있어 주의해야 하는 생물이다.


파란고리문어는 주로 호주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스리랑카 등 남태평양 아열대성 바다에 서식하는데 2012년 최초 발견된 후 제주 등 국내 해역에서의 발견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 제주에서 발견된 건수는 총 11회이며 이외에도 여수, 거제, 기장, 부산, 울산 등 남해안과 동해 남부 일대에서도 종종 포착되고 있다.

아열대 생물인 파란고리문어가 한반도 해역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다.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국가 해양 생태계 종합조사 3주기(2015~2020)'에 따르면 제주와 남해안 해역에서 아열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온대성 해조류(갈조류-미역·다시마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에서 서식하는 열대·온대 혼합성 해조류(홍조류-김·우뭇가사리 등)가 남해 서부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 해역에서 출현 종수와 분포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류성 어종도 증가하는 추세다. 따뜻한 대마난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해역에 출현하는 어류(총 112종)를 분석한 결과 난류종 어종수가 최근 6년간 약 18%(2015년 52%→2020년 70%) 늘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파란고리문어가 제주에 정착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설명한다. 고준철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연구원은 "제주 바다에 정착화했다고 판단하기 위해선 개체수가 상시적으로 확인이 돼야 하지만 그렇진 않다"며 "제주 바다 수온이 높아지며 발견 빈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파란고리문어의 위험성에 대한 홍보가 강화되면서 시민들의 신고 건수가 증가한 영향도 있고, 이전 유입됐던 파란고리문어가 제주 바다에 적응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금릉 해변을 찾은 피서객들이 여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9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금릉 해변을 찾은 피서객들이 여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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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워지는 한반도 바다…정부도 기후 변화 대응 나선다


1월 기상청이 발표한 '해양기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40년간 지구 및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과 파고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2010년 이후 상승세가 뚜렷하다.


한반도 연근해 평균 표층수온(신평년값)은 18.53도로, 앞선 30년(1981~2010년)간 평균값(구평년값) 18.32도보다 0.21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지구 표층수온 평균이 0.12도(18.18도→18.30도) 상승한 것과 비교할 때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 상승 폭은 2배가량 컸다.


수온 상승은 바다 생태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확 어종에 변화가 생기면서 양식업은 큰 피해를 입는 상황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온 변화 및 이상기후로 인한 양식업 피해액은 1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9%가 고수온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다.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 최소화를 위해 대응에 나섰다. 해수부는 15일 제4차 기후변화대응 해양수산부문 종합계획(2022~2026년)을 발표하고, 해운과 항만 등 주요 탄소 배출원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탄소흡수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블루카본'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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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4차 계획에는 지난해 12월 수립된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5개년 단위 이행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해수부는 ▲2030년 해양수산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70% 저감(2018년 대비) ▲연안·해양 기후재해로 인한 인명·재산 손실 최소화 ▲해양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의 국민 체감도 제고를 정책 목표로 정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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