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너무 올리면 내년 경기침체" WB의 경고, Fed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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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세종=권해영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잇단 금리 인상이 내년 세계 경제를 침체 국면으로 몰고갈 것이라는 세계은행(WB)의 경고가 나왔다. 치솟는 물가를 낮추기 위한 통화긴축 정책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확실시 되는 가운데, 이를 통한 물가 제어 효과조차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WB의 냉정한 진단이다.


2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에도 정책 효과는 커녕, 인플레이션 정점조차 확인하지 못한 Fed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WB "글로벌 경기, 침체국면 가까워졌다"

WB는 15일(현지시간) 공개한 연구 보고서에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동시다발적으로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2023년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각국 중앙은행은 지난 50년간 볼 수 없었던 규모로 동시에 금리를 인상했고, 이러한 추세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긴축 사이클에 진입한 이후 기준금리를 총 2.25%포인트 끌어올린 Fed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동시다발적 고강도 긴축에도 물가가 잡힐 조짐을 보이지 않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예상되는 금리 인상과 기타 정책 조치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낮추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의 배경이 된 공급망 차질과 노동시장 압력 등이 정상화하지 않는 한 2023년 글로벌 근원 인플레이션은 약 5%를 나타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팬데믹 이전 5년 평균치의 약 두 배 수준이다.


또한 보고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각국 중앙은행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목표치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서 추가로 금리를 2%포인트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시장 불안정성까지 반영될 경우 2023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5%, 1인당 기준으로는 0.4% 둔화될 것으로 분석돼, 글로벌 경기침체의 기술적 정의를 충족시켰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더 많은 국가가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Fed도, 한은도 고심 깊어져

이러한 경고는 오는 20~21일 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공개돼 더욱 눈길을 끈다. 예상을 웃돈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최소 0.75%포인트 인상이 점쳐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시장은 이달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76% 이상 반영하고 있다. 1%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24%에 달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강력히 시사했다"면서 "이러한 Fed의 결의는 예상을 웃돈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의해 더 강화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Fed가 다음 행보를 두고 의견 분열에 직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경제 매체 CNBC는 "금리를 너무 적게 올리면 Fed가 인플레이션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면서 "너무 많이 인상하면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고 짚었다. 이미 중립금리에 도달한 시점에서 물가는 잡되, 경기침체 위험은 피해야 하는 Fed의 딜레마가 더욱 커진 것이다. 과도한 긴축이 불필요한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는 앞서 7월 FOMC 의사록에서도 확인된 내용이기도 하다.


최근 급격히 대두된 1%포인트 인상 카드를 두고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블룸버그통신은 "1%포인트 인상 시 Fed가 인플레이션 패닉에 처했다는 메시지를 주면서 신용시장과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공격적인 금리인상은 부동산 등 자금조달 비용부담을 높여 주거비 인상 등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환율 방어, 고물가 대응 차원에서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경기 둔화 징후가 짙어지고 있어서다. 정부가 넉 달째 경기둔화 우려를 경고하고 있는 점도 한은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근 경제동향 9월호(그린북)’를 발표하고 "대외 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있다"며 "경제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향후 수출회복세 약화 등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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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위축으로 수출이 어렵고,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국내 경기 둔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오는 4분기부터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내년 상반기 심각한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을 반드시 따라가기보다는 우리 경제 상황에 맞는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12일 열린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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