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폭락에…1년만에 푹 꺼진 ESG 투자[기로에 선 기후정책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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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기 침체 우려 여파로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정책이 갈림길에 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지난해까지 빠르게 성장해왔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도 올해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대표적인 ESG 투자 대상이었던 기술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그린워싱(Green Washing) 스캔들에 미국 내 정치 공세까지 받으면서 ESG 투자는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ESG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입된 자금의 규모는 올해 8월 31일 기준 46억달러(약 6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의 ESG ETF 규모는 2019년 말 81억달러에서 2020년 말 321억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 말 360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집계치가 연간이 아닌 8개월 기준이라 하더라도 최근 2년간 성장세를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ESG 투자 열기가 크게 식었다는 또 다른 수치도 나왔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는 ESG 투자를 뜻하는 지속가능한 펀드의 월 기준 자금 흐름이 지난 4월과 5월 중 순유출을 기록해 2018년 말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자금 순유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처럼 ESG 투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경기 침체 우려라는 경제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한 외신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올해 베어마켓(약세장)이 시작돼 ESG 투자를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렸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ESG 포트폴리오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술주가 폭락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ESG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는 석유업체 등 에너지주가 승자로 떠오른 것이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전체 ETF의 수익률이 9%가량인 것에 반해 미국에 등록된 166개의 ESG 펀드의 수익률은 3%에 불과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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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위장 친환경 정책이라 불리는 그린워싱 스캔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ESG 투자에 대한 규제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것 또한 투자에 타격을 주고 있다. ESG의 정의가 모호한 상황에서 이를 이익 추구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자 ‘무늬만 ESG’라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5월 ESG 펀드의 그린워싱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규칙을 만들어 공개했고, 유럽에서도 투자자들이 허위 ESG 관련 표현으로 현혹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도입하고 있다.


ESG 투자는 이제 경제에 이어 정치적인 이슈로도 부상하고 있다. 세계 기후변화 정책을 주도해가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맞서 미 공화당이 ESG 투자를 타깃해 공격을 퍼붓고 있어 정치 이슈로 확산하고 있다. 공화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텍사스주는 지난달 24일 블랙록 등 10개 금융사에 대해 주 당국의 연기금 투자 대상에서 배제한다고 선언했다. 금융사들이 ESG를 강조하며 화석연료 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앞서 웨스트버지니아도 지난 6월 블랙록과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5개 금융회사를 주 당국 주관산업에서 배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초 공화당이 바이든 행정부에 맞서 정부의 힘과 공적 자금을 ‘무기화’해 맞서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벤 존슨 모닝스타 고객 자산 관리 담당은 블룸버그에 ESG의 유입이 지난해 고점 수준으로 돌아올지 여부는 위험선호 심리가 돌아올지, 경기가 좋아질지 여부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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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설명

그린워싱=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하는 ‘위장환경주의’를 가리킨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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