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드러난 文정부 태양광…전력산업기반기금 불법·부당 집행 '무더기 적발'
[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정부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전력산업기반기금 집행 과정에서 위법·부당 사례를 무더기로 적발했다.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전국 226개 기초단체 중 12곳과 한국전력·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기반기금 운영실태를 표본 조사한 결과 점검 대상 사업비 약 2조1000억원 중 총 2267건, 2616억원이 부적절하게 쓰였다고 13일 밝혔다.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 전력 연구개발(R&D)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 5년간 약 12조원이 투입됐지만 기금운용, 세부 집행 등 점검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첫 실태 조사에서 정부는 특히 태양광에 지원이 쏠린 금융지원사업(1조1000억원)은 서류로 전수조사했다. 2019~2021년 3년간 총 6509건이다. 그 결과 점검 대상의 17%에 해당하는 1129건에서 무등록 업체와 계약하거나 하도급 규정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전기공사업 무등록 업체 A테크가 B발전사업자와 C태양광발전소 공사 계약을 불법으로 맺고 에너지공단에 금융 지원을 신청해 자격을 부여받은 뒤 금융기관으로부터 5억원을 부당 대출받는 식이다.
허위 서류로 공사비 부풀리고 법 위반하며 불법 대출
허위 서류로 공사비를 부풀리거나 농지법 등 법을 위반한 불법 대출이 많았다. 4개 지방자치단체 395개 사업(642억원)만 따로 살펴보니 전체의 25%인 99개 사업에서 허위세금계산서(201억원 상당)를 발급해 부당하게 141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99건 중 43건(71억원)은 공사비를 늘려 과도하게 대출받은 사례다. 나머지 56건(70억원)은 규정에 따른 전자세금계산서 대신 종이세금계산서를 제출한 뒤 대출받았다.
또 현행법상 농지에는 태양광 시설을 지을 수 없지만, 버섯재배 시설이나 곤충사육 시설과 겸용 설치할 경우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4개 지자체에서 총 20곳이 불법으로 34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았다. 실제로는 버섯과 곤충을 키운 흔적이 없고 관련 매출도 없는 곳이 많았다.
금융지원사업 중 158건은 규정에 어긋나게 226억원의 대출이 이뤄진 사실도 확인했다. 공사비 내역을 시공 업체 등의 견적서만으로 확정한 경우로, 부실 대출 또는 초과 대출 사례에 해당한다. 전기공사비 내역서는 전기 분야 기술사 등이 작성해야 하는데 전력기술관리법 위반이다.
쪼개기 수의계약, 보조금 받아 마을회관 짓고…도덕적 해이
이 밖에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의 회계 처리 과정에서 전반적인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다. 쪼개기 부당 수의계약, 결산서 허위 작성, 장기 이월금(잔액) 미회수 등 한전 전력기금사업단과 지자체의 기금 관리 부실에 따른 보조금 위법·부당 집행 건수는 총 845건, 583억원 규모였다.
D시 등 4개 지자체는 도로·수리 시설 정비 공사(약 30억원)를 203건으로 분할해 수의로 계약하는 등 약 4억원의 예산 낭비 및 특정 업체 특혜 제공 의심을 받고 있다.
E시는 산업부 승인 없이 보조금(약 17억원)을 임의로 변경하고 결산서를 부적정하게 작성해 보조금 지원 대상이 아닌 타지역 마을회관 건립에 4억원을 사용하는 등 보조금법을 위반했다. 2017~2020년 4년 동안 407개 지원사업자에게 교부된 8278억원 중 교부 후 2년이 넘은 이월금 233억원을 미회수하고 방치한 사례도 포착됐다.
융복합사업(2019∼2022년·약 1조427억원·379건) 점검 결과 4대 보험료 등 정산성 경비를 정산하지 않아 최근 4년간 256억원의 예산이 샌 사실도 찾아냈다. 융복합사업은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해 동일한 장소에 2종 이상 신재생에너지원의 설비를 설치하거나 주거·공공·상업 혼재지역에 1종 이상을 설치하는 사업을 말한다.
입찰 담합하고 특정 업체 특혜 의혹도
입찰 참여 업체의 가격 담합, 지자체가 특정 업체 장비를 구입하는 등 위법과 특혜 의혹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발주한 전기안전 점검 장비 구매 입찰에 참여한 2개 업체가 들러리를 세워 14건(약 40억원) 상당의 가격을 담합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 들러리 업체는 제안서를 내지 않고 예정 가격보다 높게 입찰했으며 심지어 두 업체는 이후 합병했다.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은 280억원 규모의 가정용 스마트전력 플랫폼 사업의 민간사업자 부담분(50%·142억원) 중 77억원을 부당하게 과다 계상한 사례를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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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사안에 따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부당 지원금은 관련 기관에서 철저한 의지를 갖고 환수 조치할 것"이라며 "조사 대상 기관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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