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M&A 상장사 공동경영' 30억 편취 혐의 60대, 2심도 무죄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무자본 M&A로 경영권을 획득한 상장사의 경영 사정을 알리지 않은 채 공동경영 계약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최수환 부장판사)는 최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63)의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가 이끈 투자조합은 2016년 무자본 인수합병(M&A)로 코스닥 상장 자동차부품업체의 주식 약 320만주와 경영권을 500억원에 사들였다. 매수자금 대부분은 주식과 경영권을 담보로 제공하는 조건으로, 사채업자들을 통해 마련됐다. 임시주주총회에선 사채업자의 지인이자 매수자금 일부를 댄 C씨가 지명한 사람들이 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A씨는 관련 사실을 숨긴 채, 상장사 인수를 시도 중이던 B사와 공동경영 계약을 맺고 30억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B사 측은 "투자조합이 기업 실사와 관련된 자료를 주지 않았고, 이사 및 감사 사임서를 법무법인에 보관하지 않았다. 공증을 이행도 하지 않는 등 공동경영 계약을 위반했다"며 A씨를 고소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의사로 이사회가 열려 B사가 지명한 이사 2명이 선임됐고, B사의 기술개발에 관한 사업목적 추가의 정관 변경이 공시됐다. 피고인은 공동경영을 위해 직접적 실행행위에 나아간 것"이라며 "C씨가 경영권을 담보로 받거나 환매 또는 재매매를 예정하고 양수했다는 사정이 문제가 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B사 측도 경영권 변동 사정을 알고서 피고인에게 공동경영을 제안한 것"이라며 "피고인이 공동경영 계약서에서 정한 잔금을 B사로부터 지급받았다면, 각 저축은행에 담보로 맡긴 주식을 되찾아 공동경영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계약 체결 후 주가가 내려가고 반대매매가 이뤄진 점에 대해서도 A씨의 책임이 없다고 봤다.
검사의 항소로 진행된 2심 재판 과정에서 A씨의 변호인은 "관련 사정을 고소인 측이 이미 알았기 때문에 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재판장은 "피고인이나 B사 측이나 다 비슷한 무자본 M&A 꾀하는 기업사냥꾼들 아닌가"라고 묻기도 했다. A씨는 "B사를 속일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B사가 원하는 대로 일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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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은 결국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무자본 M&A를 시도하면서 이 사건 투자조합을 내세우고 실질적인 자금 출처 및 주식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면서도 "양측 사이에 재무현황자료의 제출 및 이사 선임 등에 관해 변경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B사 측에서 공동경영 계약 이행 과정에 참여한 이들의 직업과 경력을 볼 때 살펴볼 때, 피고인이 B사를 속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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