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 수도권 편중 완화하기 위한 '허브펀드'
모태펀드 60억 등 민관 출자 100억 규모로 결성
8개월 넘었지만 투자기업 1곳…"전시행정" 비판

[단독]100억 투입한 충청·호남권 엔젤투자 펀드…투자처는 1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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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에서 조성한 총 100억원 규모의 비수도권 엔젤투자 펀드가 결성 1년이 다 되도록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의 수도권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예산을 투입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엔젤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충청과 호남 지역 초기 창업기업을 위해 결성된 ‘지역 엔젤투자허브 전용펀드(이하 허브펀드)’의 투자처는 현재 1곳에 불과하다. 모태펀드 60억원과 각 지방자치단체, 민간투자자 등에서 40억원을 출자받아 총 100억원 규모로 허브펀드를 결성했지만 투자처 발굴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엔젤투자는 초기 창업·벤처기업의 기술개발 투자와 사업화 자금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벤처붐이 불던 2000년 엔젤투자액은 5000억원을 넘어서 2020년에는 7000억원에 육박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2018년 기준 전체 앤젤투자액 6328억원 중 수도권이 81.6%를 차지한 반면 비수도권은 18.4%에 그쳐 투자 대부분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에 지난해 5월 중기부는 지역 엔젤투자 확대를 위해 충청과 호남권에 지역 엔젤투자허브를 개소했다. 비수도권에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전문기관을 신설해 지역의 특색에 맞는 창업과 투자 생태계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였다.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모태펀드를 비롯해 지자체, 창조경제혁신센터, 민간투자자에서 자금을 출자해 허브펀드 조성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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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지역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까지 이르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펀드가 결성된 지 8개월이 넘었지만 현재까지 실제 투자금이 납입된 기업은 대전 소재 제조업체 1곳뿐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민관 합동으로 조성한 허브펀드는 다른 투자조합에 비해 투자를 심사·결정하는 조합원 수가 많은 편"이라며 "이들 모두가 동의해야 투자할 수 있는데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투자 요건도 만만치 않다. 투자 금액은 기업당 최대 5억원이고 ▲업력 3년 이내 또는 연간 매출액 20억 이하 ▲충청·호남 지역에 본사가 있거나 지사 또는 공장설립 예정 등의 요건을 갖춘 기업만이 투자받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정부는 수도권 투자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 엔젤투자 확산에 공을 들일 방침이다. 향후 경남, 경북권 엔젤투자허브 구축도 고려 중이다. 엔젤투자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리스크(위험성)가 상대적으로 높은데,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비수도권 소외현상이 가중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중기부 관계자는 "수도권보다는 투자처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부족하면 잠재력 있는 기업들이 성장할 기회를 잃고 수도권 편중이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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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의견은 다르다. 유효상 숭실대 교수(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는 "우수 기업이 서울 등 대도시로 집중되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며 "수도권 쏠림을 줄이기 위해 정부돈을 들여 지역기업에 투자하는 게 경제학적으로 얼마나 유의미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돈 뿌리기식 전시행정보다는 우수 인력이 유입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거나 지자체 차원의 기업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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