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재정지출로 경제 성장…에너지 문제도 해결" 구상 내놔
獨도이체방크 '파운드 위기' 지적…재정 관련 거시경제難 경고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 2세 센터에서 리즈 트러스 차기 총리 내정자가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는 "세금을 낮추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담대한 구상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런던(영국)=로이터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 2세 센터에서 리즈 트러스 차기 총리 내정자가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는 "세금을 낮추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담대한 구상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런던(영국)=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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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의 새 총리로 선출된 리즈 트러스(Liz Truss)가 첫 정책으로 200조원 규모의 에너지 법안을 내놨다.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로 경기 침체 위기에 직면한 영국 경제에 대해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 방크는 ‘파운드의 위기’를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을 이끌 차기 대표에 당선된 직후 트러스는 대규모 재정 지출을 통해 영국 경제를 살리겠다고 천명했다. 트러스는 이날 당선 소감에서 "세금을 낮추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담대한 구상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계 에너지 요금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에너지 공급 관련 장기적 문제도 다루겠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트러스 정부가 영국 가계의 연간 전기료·가스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취임 후 18개월 동안 1300억파운드(약 206조원) 규모의 재정을 지출하는 지원책 초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오는 10월 영국의 전기료가 80% 폭등해 현재 1971파운드인 영국의 연간 전기료·가스료 비용이 3548파운드까지 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트러스 정부는 가계의 에너지 비용을 현재 수준과 비슷한 2000파운드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막대한 재정지출이 가뜩이나 치솟은 물가를 더욱 자극해 파운드의 위기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의 시레야스 고팔 외환 투자전략가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영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파운드의 위기 가능성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영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파운드화는 달러에 13% 이상 하락해 1985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한 상태다.


고팔 투자전략가는 "파운드가 강세를 보이려면 영국 경제와 물가 하락에 대한 신뢰도를 바탕으로 자본이 유입돼야 하는데 현재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영국 물가는 주요 10개국(G10) 중 가장 높고 경제성장 전망은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이 재정과 관련된 거시경제 위기를 피하려면 새 총리 선출 뒤 몇 주간 발표될 정책들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장기간 침체가 예상될 정도로 영국 경제가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트러스가 구원투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영국 여론은 트러스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최근 조사에서 트러스가 보리스 존슨 전 총리보다 나은 총리가 될 것이라는 응답률은 14%에 불과했다. 되레 존슨 총리보다 나쁜 총리가 될 것이라는 응답률이 27%로 더 높았다.


이날 보수당이 발표한 당 대표 선거 결과에서도 트러스의 지지율은 예상보다 낮았다. 보수당 공식 발표에 따르면 트러스는 보수당원 17만2437명 중 82.6%가 참여한 이번 투표에서 8만1326표(57.4%)를 얻는 데 그쳤다. 애초 여론조사에서 60%대 지지율로 경쟁 후보인 리시 수낵 전 장관보다 2배가량 높은 지지율 격차를 보였던 것보다 훨씬 낮은 득표율로 총리에 선출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트러스를 총리로 선출한 이 날 보수당 당 대표 선거에 투표한 보수당 당원은 영국 전체 유권자의 0.2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을 그리워하는 나이 많은 백인 남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강경 보수층의 지지를 받아 트러스가 총리에 오른 것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트러스 내각에서 콰시 콸텅 현 산업장관은 영국 역대 최초의 흑인 재무장관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콸텅 장관은 지난 4일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독일을 제외하면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낮다며 재정 긴축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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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가 총리가 되면서 공식이 된 외무장관은 톰 투겐다트 하원 외교위원장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트러스가 강조하는 대중 강경 노선을 이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겐다트 위원장은 올해 연말에 외교위원들과 함께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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