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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영국 정부가 중국 자본의 자국 반도체 공장 인수를 놓고 1년 넘게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국가안보에 저해되는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면서 기한을 계속 연장하고 있는 가운데 인수를 제한하거나 불허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중국 자본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를 미국 정부가 막아선 것과 비슷한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크와시 쿠르텡 산업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2일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넥스페리아가 영국 웨일스 인근 뉴포트 웨이퍼 팹을 인수하는 거래를 놓고 승인 여부 결정을 위한 최종 검토 기한을 한 차례 연장했다. 당초 이 기한은 5일에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영국 정부는 ‘국가안전투자법(NSI)하에 최종 결정을 내릴지 여부 등을 검토하기 위해’ 기한을 늦췄다고 밝혔다.

넥스페리아는 지난해 7월 뉴포트 팹 인수를 발표했다. 뉴포트 웨이퍼 팹 자체는 사실 반도체 첨단기술이 크게 들어간 곳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전기차와 스마트폰 부품을 제조하는 공장으로 웨일스 반도체 클러스터 4대 회사 중 한 곳이다. 넥스페리아는 2019년 이 팹의 지분을 일부 인수했고 코로나19를 겪으며 사실상 파산 위기에 놓였던 팹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中의 반도체 공장 인수, 1년 넘게 허가無…英은 무엇을 고민했나 원본보기 아이콘


영국 정부가 1년이 넘도록 인수와 관련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이유는 넥스페리아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중국 윙텍테크놀로지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중국 기업이 영국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1월 자국 기술 보호를 위한 국가안보와 관련한 기술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가안전투자법을 제정했다. 제정 이전에 발생한 넥스페리아의 뉴포트 팹 인수 건을 검토하겠다고 지난 4월 밝힌 영국 정부는 7월에도 한 차례 검토 기한을 연장한 상태였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최종 결정이 수주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인수를 제한하거나 차단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 영국 총리로 유력한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이 영국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새 내각에서 임명될 산업에너지부 장관이 이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일각에서는 영국 정부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던 이 공장을 다시 가동하도록 하는 것 자체가 영국 반도체 업계 부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어 딜레마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넥스페리아 측은 이번 인수가 진행되면 공장을 영국에서 계속 가동하고 고용도 창출할 수 있다면서 만약 이를 막는다면 영국 반도체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영국 반도체 업계와 관련한 보고서를 낸 영국 싱크탱크 폴리시익스체인지의 제프리 오웬 산업 정책 담당은 외신에 "향후 6~12개월 사이 이 나라(영국)의 정치가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영국 정부가 외국 자본의 기업 등 인수와 관련해 폐쇄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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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중국 자본의 뉴포트 팹 인수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모습은 지난해 반도체 업체 매그나칩의 중국 자본 매각을 놓고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의식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영국 정부가 넥스페리아에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경우를 고려해 영국에서는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를 이끌었던 론 블랙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최근 외신을 통해 뉴포트 팹 인수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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