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주요 산업 분야 중 기술 유출 사례 반도체가 2위
국가 핵심 기술 유출도 이어져
"법·제도 보완과 인력 유출 방지책 추가 마련 필요"

반도체 이미지 /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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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분야 기술 안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 경쟁력과 경제 안보와 직결되는 반도체 분야의 핵심 기술 및 인력 유출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어서다.


4일 반도체 업계와 국가정보원, 통계청,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유출 사례가 두드러지면서 지식재산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식재산권은 지적 활동으로 발생하는 모든 재산권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산업 분야에선 기술 특허 등이 있다.

국정원이 2017년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 등 해외로 유출된 국내 기술을 살핀 결과, 전체 99건 중 17건이 반도체 분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7대 주요 산업 분야 중 디스플레이(19건)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해외로 유출되면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는 국가 핵심 기술의 경우 전체(34건) 중 반도체 분야의 유출이 6건으로 조선(7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주로 대기업에서 기술이 유출된 사례가 다수였다.

특허청 관계자는 "국정원에 적발된 건수를 통계화한 만큼 실제 적발되지 않은 건수까지 포함하면 기술 유출 사례가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술 유출은 주로 핵심 인력을 빼가는 데서 발생했다. 기업 인수합병(M&A)이나 협력 업체를 활용하는 방법과 공동 연구를 빙자한 기술 유출 사례도 있었다. 산업 스파이를 두거나 사이버 해킹도 벌어지는 추세다. 경제 안보 자산으로서 반도체 중요성이 커질수록 이런 기술 탈취는 성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경제안보 시대, 첨단기술 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민간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연간 73조6000억원에 이른다"며 "우리 기업들이 피땀 흘려 어렵게 개발한 기술과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보호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는 정부가 국가 전략 자산인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여러 지원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기술 유출 방지에도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분야 핵심 기술을 보호할 제도 개선과 함께 사법적 보완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매년 산업 분야별 국가 핵심 기술을 지정해 이를 보호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선 지난해 기준 11개 기술이 항목에 포함돼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내달 발표되는 올해 국가 핵심 기술에는 반도체 분야에서 추가 업데이트가 없을 예정이다. 반도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세밀한 제도 추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기술 유출 사례가 지능화하는 데 반해 수사와 재판의 전문성이 보장되지 않는 점도 과제로 지적된다. 반도체 분야 특성상 기술 이해도가 높아야 하지만 전문 인력이나 부서가 부족한 데다 법적 절차도 수년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특허청은 이와 관련해 수사·정보기관 간 협력으로 수사 체계를 강화하고 전문법원 관할 집중을 관계부처가 검토하겠다고 8월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인력 유출과 관련한 대안 마련이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특허청은 반도체 업계 민간 퇴직자의 전문성을 특허 심사에 활용하는 5급 상당의 심사관을 운영하고 있다. 숙련 기술인을 산업 현장 교수로 선정해 중소기업 등에 기술 자문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개선안도 최근 발표한 상태다. 정부가 이와 더불어 추가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반도체 업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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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인력이 유출되면 기술은 사람에 묻어 있다 보니 자연스레 기술 유출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심사관을 두는 등 인력을 묶어두려고 시도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민간과의 급여 차이가 클 수 있는 만큼 기술 명장 선정을 확대해 명예를 부여하거나 추가적인 대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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