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모인 천만감독들 "저작권료와 별개 보상금 제도 필요"
국회에 모인 영화감독들
저작권법 일부개정안 정책 토론회
별도 보상금 제도 촉구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황동혁 감독은 전 세계 1억명이 시청한 '오징어게임'으로 대박을 이루고도 빈손이었지만, 박찬욱 감독은 프랑스에서 '헤어질 결심' 저작자로 보상금을 수령했다. 왜 그랬을까.
충무로를 이끌어온 1000만 감독들이 영화관이 아닌 여의도에 모였다. DGK(한국영화감독조합)와 유정주 민주당 의원 등 150여명이 영상물 창작자의 정당한 보상을 위한 법안 개정을 촉구했다.
윤제균·김한민·김용화·강제규·강윤성 감독은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만영화 감독들 마침내 국회로: 정당한 보상을 논하다' 정책토론회에서 국내 영상물 제작자와 감독의 계약 관행을 비롯해 저작권법의 미비도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개정안의 필요성을 대두했다.
이날 유 의원은 '영상물 제작을 위해 저작권을 양도한 영상물의 저작자는 영상물 최종공급자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마련, 공동발의 의원들과 함께 서명하여 발의했다.
콘텐츠 시장에서 영상창작자가 창작물 이용에 비례하는 정당한 보상을 받을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전세계에서 저작권료를 벌어들이는 K팝 창작자들과는 달리, K콘텐츠 창작자들은 세계 시장에서의 이용에 걸맞은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프랑스·콜롬비아 등 여러 국가에서는 영상물 저작자의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법 일부개정안과 관련해 '대가의 이중지급'이라는 반론에 대해 김정현 변호사는 "저작권료와 별개의 보상금 개념을 도입하는 것으로 이중지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영화관이 아닌 여의도에 모인 '천만감독'들도 마이크를 잡았다.
'명량'·'한산'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은 "첫 작품 '극락도 살인사건'(2007) 이후 다음 작품에서 실패하고 '최종병기 활'을 준비하고 있을 때, 케이블 방송에서 내 영화가 방영되는 걸 봤다. 배고팠을 때였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앞으로 많은 감독·작가가 버티는 데 중요한 기본이 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DGK 대표이자 '해운대'·'국제시장' 등 다수 천만 영화를 이끈 윤제균 감독은 "소속 감독이 500여명 되는데, 이중 평균 연봉이 2000만원이 안 되는 조합 회원들이 많다. 많이 버는 분도 있지만 사정이 좋지 않은 후배들도 있다. 최소한 먹고 살 정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유지되려면 능력 있고 우수한 분들이 창작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범죄도시'를 연출한 강윤성 감독은 "영화감독은 시나리오를 개발하며 보내는 시간이 1~2년, 많게는 10년 이상 걸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업에 들어가면 모든 권한을 제작사에 넘긴다. 쏟아부은 열정과 노력이 계약금에 모두 넘어간다. 이후 다른 매체에서 상영됐을 때에 정당한 보상을 못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쉬리'·'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은 "영화가 프랑스 방송에서 송출돼 저작권료를 지급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존중 받으며 일하는 유럽의 많은 창작자가 부러웠다"고 떠올렸다. 이어 "우리나라는 모든 창작자의 권리가 투자·제작사에 귀속돼 돌아오는 수익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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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시리즈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은 "'미녀는 괴로워'·'국가대표' 흥행 후 OST가 인기를 얻었다. 영화에 삽입된 곡이 노래방에서 불리거나 TV를 통해 방영될 때마다 음악감독에게 매월 높은 수익이 지급됐다. 음저협(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 굉장히 부러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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