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자물가 9% 오르는데…쌀값은 전년 대비 23.6% 하락
농민들 "정부가 의도적으로 쌀값 낮춘다"
신속한 시장격리·변동직불금 제도 부활 등 정부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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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물가는 오르는 데 쌀값은 떨어지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항의하기 위해 농민들이 상경했다. 이들은 정부가 쌀 매입과 생산비 보전 등 농업인들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9일 오후 2시께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서울역 12번 출구 앞에서 '농가경영 불안 해소 대책 마련 촉구 농민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엔 한농연과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등 9개 농민 단체가 참여했다. 주최 측 추산 1만명, 경찰 측 추산 7000명의 인파가 현장에 모였다.

이들은 물가는 오르고 있는데 쌀값은 떨어져 생계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9% 넘게 오르는 등 연일 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쌀 가격은 내려 농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농연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kg당 4만2522원으로 전년 대비 약 23.6% 하락했다.


이학구 한농연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구곡 가격은 신곡 가격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당분간 쌀값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데 비료, 사료 등 농기자재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며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쌀 남아돌며 쌀값↓…농민들 "변동직불금 제도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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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하락은 쌀이 남아돌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은 388만2000t(톤)으로 전년 대비 10.7% 늘었다. 쌀 재고는 전년 대비 70%가량 늘어난 40만t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시장에 있는 쌀을 사들이는 '자동시장격리' 조치를 올해 두 차례 발동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해당 조치를 적절한 시기에 하지 않았고 매입량도 많지 않았다며 정부의 문제 해결 의지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만난 김형인씨(63)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 관계자들은 농민들을 신경 쓴다고 하지만 쌀값은 들쑥날쑥하고 있다"며 "정부가 의도적으로 쌀값을 낮추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농민들의 어려움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변동직불금 등 제도를 살리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변동직불금이란 쌀 수확기 산지 가격이 목표 가격에 미달할 경우 산지 가격과 목표 가격 차액의 85%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제도다. 변동직불금은 예산 문제로 2020년 폐지됐고 대신 자동시장격리제가 도입됐다. 당시에도 학계 등은 자동시장격리제가 벼 재배면적 확대로 이어져 쌀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한가위를 앞두고 농민들이 농번기에 농업 현장에 있지 않고 아스팔트에 있는 현실이다"며 "쌀값 빼고 다 오르고 있는데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 역시 "정부는 농산물이 물가상승의 주범인 양 외국산 농산물 무관세 수입을 확대해 인위적으로 농산물 가격을 관리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쌀 생산비 증가와 쌀값 하락에 대한 대책으로 쌀값 안정과 농업 생산비 보전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 회장은 "올해 신곡의 초과 생산 물량에 대해선 수확기에 맞춰 신속히 시장격리에 나서달라"며 "주비료, 사료, 면세유 등 주요 농기자재 가격 인상분의 차액 지원 사업도 내년 농업예산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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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후 삼각지 파출소 방면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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