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파크골프 인구 5년간 증가 불구 관련 시설은 태부족
전용 경기장도 있지만 오히려 소외…맞춤 시설도 없어 불편

장애인 골프대회에 참여한 장애인 골퍼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장애인 골프대회에 참여한 장애인 골퍼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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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서희 기자] 장애인 골프 인구가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골프장 수와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심지어 장애인단체가 운영하는 전용 파크골프장에 비장애인 노인 인구가 대거 몰리는 바람에 정작 장애인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주객전도’ 상황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장애인 파크골프 동호회,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장애인 골프 인구는 꾸준히 늘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홈페이지에 새로 등록된 파크골프 동호회 수를 확인해보니, 2018년 88개에서 2021년 121개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들의 장애 유형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2018년엔 지체장애인이 모인 동호회가 전체의 70%에 달했지만, 2021년엔 이 비율이 62%로 줄고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비중이 점차 느는 추세다. 골프 대중화로 표면적으로는 골프가 장애인들에게도 인기있는 취미 생활로 자리잡는 추세다.


‘장애인 전용’ 파크골프장인데…눈치 보는 장애인 골퍼

하지만 증가한 장애인 인구를 수용하기에 국내 장애인 골프 인프라는 태부족이다.

대한장애인골프협회에 따르면 장애인 골프는 크게 ‘파크골프’와 ‘필드골프’로 나뉜다. 필드골프는 일반 골프장을 장애인이 이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파크골프는 인근 공원을 경기 방식에 맞춰 개조한 파크골프장에서 치러진다. 파크골프는 저렴한 이용료와 훌륭한 접근성 덕분에 많은 장애인 골퍼를 끌어들이고 있다.


문제는 최근 일반 노령층이 파크골프장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대한파크골프협회가 공개한 회원등록 현황에 따르면, 2017년 1만6728명이던 파크골프 인구는 2021년 6만4001명으로 늘었다. 4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노령 인구가 전체적으로 증가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같은기간 동안 파크골프장은 약 2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파크골프장은 2017년 137개에서 2021년 305개로 늘었다. 꾸준히 경기장이 확충됐지만, 급증한 파크골프 인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전국 곳곳에서 장애인 골퍼들이 경기장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장애인단체에서 운영·관리하는 장애인 전용 파크골프장이 있긴 하지만, 전국적으로 몇 십개에 불과해 장애인 골퍼들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데다, 장애인 전용 파크골프장에 비장애인 골퍼의 출입까지 허용하고 있어 사실상 비장애인 골프장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박민균 대한장애인골프협회 사무국장은 “아무래도 일반인 고객이 장애인보다 많다 보니 장애인 전용 경기장에서조차 장애인 고객들이 밀려나는 게 일반적"이라며 "현재는 장애인 파크골프 동호회가 요일별로 경기장을 나누고 2부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필드골프 나가도…‘장애인 배려 않는’ 경기장에 운다
'우영우 인기라는데' 전용 골프장 문턱마저 높은 장애인 골퍼 원본보기 아이콘


큰맘 먹고 필드에 나간다고 해도 장애인 골퍼가 부딪히는 현실의 벽은 높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골퍼는 ‘잔디 훼손’을 이유로 일반 골프장에 출입하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다. 몇몇 경기장에 출입이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경기장 내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장애인 전용 카트가 구비돼 있지 않거나, 일반 휠체어의 높이와 골프채의 길이가 맞지 않아 경기 운영에 불편함을 겪게 된다. 경기장 수가 충분하더라도 장애인을 배려한 세심한 설계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대회에 참가하는 ‘프로급’ 장애인 골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장애인 골퍼가 대회에 참가하려면 일반 휠체어가 아닌 장애인 전동 스쿠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장비가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을 호가하는 탓에 장애인 골퍼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장애인의 신체 조건을 고려한 ‘맞춤형’ 경기 용품이 시중에 보급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골퍼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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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급증한 장애인 골퍼를 고려해 국내 골프장의 수와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민균 대한장애인골프협회 사무국장은 “무엇보다 장애인 골퍼가 많이 찾는 파크골프장 수가 확충돼야 하고, 일반 골프장도 장애인을 배려한 맞춤식 설계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면서 “장애인 전용 카트를 개발해 장애인들도 골프를 하는 데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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