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골프 만난 소년, 7년 만에 '꿈의 58타' 써냈다
뉴질랜드 유학길… 어머니 따라 골프 첫발
KPGA 2부 예선에서 보기 없이 '버디 13개'
"본선 집중… 상금 타서 부모님께 선물하고파"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바다 건너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난 열 살 꼬마는 골프를 좋아하는 어머니를 따라 필드에 처음 발을 들였다. 너른 잔디 위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작은 공에 완전히 매료됐다. 그렇게 4년이 흘러 한국으로 돌아온 소년은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당시 나이는 중학교 1학년, 프로를 꿈꾸기엔 다소 늦은 출발이었다.
그러나 소년의 행보엔 거침이 없었다.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지역 골프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더니 2020년 말엔 열 일곱의 나이로 세미 프로가 됐다. 지난해엔 1차 선발전에서 정식 프로 자격까지 거머쥐었다. 어느덧 대학생이 된 이 선수는 이틀 전 한국 땅에서 처음으로 '꿈의 58타' 기록을 써냈다. 허성훈(19)의 이야기다.
허성훈은 지난 22일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군산CC 전주·익산코스(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스릭슨투어(2부) 16회 예선전에서 13언더파 58타를 써내며 1위를 차지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13개를 잡아냈다.
허성훈은 "매 홀마다 그린 경사가 쉽게 파악됐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스코어를 계속 줄여나가면서도 들뜨지 않으려 했고 경기를 모두 마친 뒤 스코어 카드를 자세히 보고 나서야 58타를 쳤다는 걸 알았다"고 웃어보였다.
거침이 없었다. 1번홀(파4)에서 출발을 알린 허성훈은 2번홀(파5)에서 곧장 첫 버디를 뽑아낸 뒤 4~6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아냈다. 잠시 숨을 고른 허성훈은 8~9번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에만 6타를 줄였다.
침착하면서도 맹렬하게 몰아쳤다. 후반 들어 11~12번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써낸 허성훈은 14~18번홀에 걸쳐 무려 5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꿈의 58타'를 완성했다. "그린에 서면 라인이 다 보였다. 적중률 100%였다"는 1위다운 소감이다.
허성훈은 경기 전날 잠들기 전까지 퍼트 연습을 했다. 자다가 잠깐 깼을 땐 퍼트 스트로크에 대한 영감이 떠올라 1시간 더 연습을 하고 잤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음날 경기를 하는데 잠결에 느낀 좋은 감각이 그대로 나타나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허성훈이 58타를 친 경기는 스릭슨투어 본 대회가 아닌 예선인 탓에 스릭슨투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진 않는다. 그럼에도 공식 대회에서 나온 기록이며 국내 대회에선 처음 나온 58타로, 허성훈은 한국 땅에서 처음 60타의 벽을 깬 사나이가 됐다.
현재 KPGA투어에선 1~2부 모두 최저타 기록이 60타다. 2017년 9월 이승택(27), 같은 해 11월 이형준(30), 2018년 11월 박준섭(30) 등 3명이 코리안투어에서 세운 기록이다. 스릭슨투어 60타 기록은 2019년 한재민(22)이 써냈다.
허성훈을 비롯해 약 130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2022 KPGA 스릭슨투어 16회 대회는 다음달 5일부터 이틀간 군산CC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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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훈은 "58타의 기억은 잠시 잊고 본선에선 새로운 마음으로 차분하게 경기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반드시 상금을 획득해 부모님과 스승인 장효민 프로께 고마움을 담은 선물을 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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