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부당수령 병원에...환자 대신 보험사가 소송걸 수 있게 해야"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임의비급여 시술과 관련한 실손보험금 부당수령을 두고 보험사가 환자를 대신해 병원에 소송을 직접 제기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는 법정공방이 곧 마무리될 전망이다.
시민단체들은 개인들이 다수의 소송에 휘말리는 일이 없도록 보험사가 소비자를 대신해 병원에 직접 소송을 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5일 시민단체 '소비자와함께'는 입장문을 통해 "조만간 대법원이 선고할 예정인 임의비급여 관련 채권자대위 관련 소송과 관련해 상대적 약자인 일반 보험 소비자가 소송에 휘말리는 일이 없이 보험업계와 의료업계 간 다툼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의비급여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국가로부터 검증되지 않은 진료 행위를 의미한다. 현행 법령상 환자의 진료비 청구가 불가능해 실손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일부 의료기관들이 임의 비급여 진료를 해놓고 법정 비급여 항목인 것처럼 꾸미고 환자들에게 실손보험금 청구를 받게 해 보험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임의비급여 시술행위는 '맘모톰 절제술'과 '트리암시놀론 주사'다.
맘모톰 절제술은 맘모톰(진공흡인) 장비를 이용해 전신마취나 커다란 피부 절개 없이 유방 종괴를 절제할 수 있는 시술이다. 2019년에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받아 비급여에 지정됐다. 다만 A보험사는 비급여 지정 전에 이뤄진 맘모톰 시술로 인해 지급된 실손보험금을 돌려달라고 다수의 의료기관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트리암시놀론은 피부, 구강 내 염증성 질환 등을 치료하는 약물로 아직 비급여 지정 전이다. 이밖에도 혈맥약침술(산삼약침), 비침습적 무통증 신호요법 등이 대표적인 임의비급여 시술행위로 꼽힌다.
보험업계에서는 현재 보험사들이 임의비급여로 인해 병원에 제기한 소송가액이 총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법원에서 소송 당사자를 환자로 판단하고 보험사들이 병원이 아닌 환자에게 직접 소송을 걸라고 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소송이 늘어나 개인들이 소송에 따른 큰 부담을 지게 된다.
예컨대 맘모톰 절제술 관련 사건의 경우, 현재 A보험회사는 B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682명의 환자를 대위(대신)해 그 의료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만약 채권자대위권 행사가 허용되지 않으면 A보험회사는 682명의 환자를 상대로 보험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682명의 환자들은 의료기관에 대해 각각 진료비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하므로 총 1364건(682×2)의 소송이 진행돼야 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5개 손해보험회사에서 수행 중인 임의비급여 보험금 환수 소송은 823건이다. 만약 대법원에서 채권자대위권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결론이 날 경우 소송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임의비급여 진료행위에 대한 채권자대위권 행사가 허용되지 않을 경우, 보험회사는 물론 환자 및 의료기관의 소송 부담이 가중된다"며 "보험금 환수에 따른 갱신보험료 인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등 실손의료보험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판결 선고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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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호 소비자와함께 대표는 "일반적인 보험소비자의 눈높이에서 의료 및 보험 관련 법률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렵다"며 "소비자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법적 테두리 안의 진료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는 전적으로 의사의 윤리에 달려있는 만큼 진료행위의 불법성 여부를 견제 받을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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