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5선 중진협의체 9월 정기국회 전후로 제안 예정
與 "팬덤 눈치 안 보고 협의", 친명 "여당만 좋은 일" 반발
이미 6년 전 논의된 사안... 실효성·현실화 가능성은 의문

김진표 국회의장.

김진표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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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안한 여야 중진협의체 운영 논의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여야 협치에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한편, 친(親)이재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정당 민주주의의 훼손이라는 반발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후반기 국회의장단 만찬에서 김 의장은 여소야대 정국을 타개하고 협치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여야 중진협의체를 제안했다. 김 의장은 2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팬덤 정치 등 대립을 조장하는 한국 정치의 문제를 지적하며 "여야 중진협의체에서 숙의해 갈등을 중재하고 권고안을 제시하면 현안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중진의원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 논의를 활성화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2014년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은 '국회 중진협의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창설해 주요 현안에 대한 중재 및 의견 제시를 추진했으나 실천되지 못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이 5선 이상 중진의원과 '이금회' 정례 회동을 갖고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김 의장은 "규정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구성해서 운영만 하면 된다"며 "정상적인 국회 운영은 여야 원내대표 교섭을 통해 이뤄지지만, 큰 현안 하나로 국회 운영이 장기간 표류하고 동물 국회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을 때 (중진협의체가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9월 정기국회를 전후해 현재 여야 동수인 5선 이상의 중진 의원으로 협의체를 공식 제안하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의원들은 여야 중진협의체 구상이 협치를 도울 것이라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정치인들이 자기 정치를 위해 팬덤으로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을 왜곡시키는 현상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협의체가 안정적인 논의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 역시 22일 페이스북에 "중진협의체를 통해 여야가 지지층의 눈치를 보며 해결하지 못하는 사안을 소통하며 해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올리며 지지를 표했다.


그러나 친명계로 분류되는 일부 야당 의원들은 여야 중진협의체가 정당 민주주의를 해칠 수 있다고 맞섰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초선, 재선, 다선의 국회의원은 모두 국민을 대표하는 동등한 하나의 헌법기관이다. 국회의원 선수에 의해서 대표성의 크기가 달라지지 않는다"며 "한국 정치의 '후진성'은 팬덤이 아니라 소수의 밀실정치에서 나온다"고 꼬집었다. 박찬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당의 책임정치 원칙에 맞지 않는다. 중진협의체는 책임 없이 권한만 행사해선 안 된다"고 질책했다.


친명계가 이 같이 반발하는 데는 여야 중진협의체의 입김이 강해지면 차기 이재명 지도부의 목소리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한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진협의체가 가동된다면 민주당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새로 들어서는 '이재명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결국 국민의힘과 윤석열에게만 좋은 일"이라고 맹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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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중진협의체를 운영하더라도 현행 국회규정과 별도로 운영 근거를 법제화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5선 이상민 의원은 지난 21일 언론에 중진협의체 구성을 위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2020년 유사한 내용으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당시 국회 운영위원회는 국회규정과의 구별실익이 분명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22일 "굳이 법으로 상향하는 것은 중진들의 입김 강화 방편으로 여겨질 수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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