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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30년]⑤뒤바뀐 공수…미래먹거리 역전 허용

최종수정 2022.08.23 09:34 기사입력 2022.08.23 07:30

폰·디스플레이·전기차 등 '첨단산업' 진땀
LCD, 태양광 등 줄줄이 사업 접고 고전

"수산화리튬 등 차세대소재 다변화 노력"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한창이던 지난 2017년 3월27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에 중국어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광고가 게시된 모습.(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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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한예주 기자, 김평화 기자]


디스플레이 강자 한국은 지난해 세계 최강 자리를 중국에 내줬다. 일본을 넘어 글로벌 1위에 오른 지 17년 만이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중국 41.5%, 한국 33.2%다.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중국이 연간 시장 점유율에서 한국을 앞선 것은 처음이다.

한중 수교 30년 동안 양국이 주도권을 잡던 산업도 바뀌었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중국 시장을 압도했던 첨단 산업 분야에서 중국이 민간 합동 ‘물량공세’를 내세워 한국이 점유하고 있던 분야를 넘보고 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는 과거 중국에서 한국 브랜드 하면 ‘넘버원’으로 통했지만 지금은 중국 토종기업에 밀려 설 자리가 없어진 대표적인 품목이다. 중국 토종기업들에게 자리를 뺏기는 한국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탈(脫) 중국 움직임도 나타나는 추세다. 자국보호주의를 내세운 텃세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롯데그룹 등은 반강제로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휴대폰·디스플레이·전기차에서 韓 추월한 中

송중기가 찍은 비보 광고 사진.(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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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10년 전 20%대였던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현재 0%대로 떨어진 상태다. 삼성이 밀린 자리엔 비보(19.8%), 아너(18.3%), 오포(17.9%), 샤오미(14.9%), 화웨이(6.9%) 등 중국 토종기업들이 채웠다. 자동차 역시 한때 베이징 현대차가 베이징 시내를 다니던 택시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과 브랜드를 인정 받았지만 지금은 중국 시장 점유율이 1%대에 불과해 ‘톱10’ 순위 안에도 못 든다.


전기차 수출시장 점유율도 중국에 역전을 허용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BEV)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9.5%포인트 오른 13.7%에 달한 반면 한국은 0.8%포인트 하락한 9.5%에 그쳤다. 유럽연합(EU) 시장 공략에 성공한 중국은 단숨에 세계 3위로 뛰어올랐고, 한국은 4위로 밀렸다. 세계 선박 시장에서도 중국이 한국을 누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폭증하는 컨테이너선 발주량에 힘입어 중국(2286만CGT·49%)이 한국(1744만CGT·37%)을 앞질렀다.

저가 공산품이 아닌 프리미엄 고부가 산업에서조차 중국의 경쟁력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뜻이다. 무협은 최근 탄소중립 관련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OCI 한화 , 물이나 소비재 식품을 만드는 농심 , 바이오 사료 기업인 CJ 하림 같은 기업이 중국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몇 안되는 브랜드라고 꼽았다. 품목이 아닌 브랜드 순위까지 매긴 지표는 찾기 어렵지만, 최첨단 산업에서 한국산의 존재감이 점점 힘을 잃어가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中 약진…韓 기업, 줄줄이 철수

한갑수 삼성디스플레이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장 부사장이 2017년 8월8일 중국 베이징서 열린 '제2회 커브드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는 모습. 베이징 현지 TV 제조사들에 65인치 4.9㎜ 초박형 LCD와 상하좌우로 모두 휘는 프리미엄 LCD 등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한때 의욕적으로 하던 LCD 사업을 지금은 접었다.(제공=삼성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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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의 약진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데 직격탄이 되고 있다. 급기야 사업 철수 결정으로까지 이어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기준 중국 현지 임직원을 9153명으로 전년 1만3190명 대비 30.6% 줄였다. 6월엔 LCD 사업을 접기도 했다. 중국 쑤저우 공장 8세대 LCD 생산라인도 중국의 CSOT에 팔았다. 태양광 공급망 중 하나인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OCI, 한화솔루션 등이 발을 뺀 것도 중국 저가공세 탓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선 1위인 중국 CATL의 상반기 세계 시장 점유율(34.8%)과 2위 LG에너지솔루션 (14.4%)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으로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반도체 생산이 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출 점유율 1위 자리도 중국에 빼앗겼다(중국 30.7% VS 한국 28.8%).


이재수 전경련 아태협력팀장은 "중국이 30년간 급성장했고 특히 최근엔 배터리나 전기차 등 분야에서도 국산화율이 높다 보니 미래에 격차가 벌어질까봐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국내 산업의 규제 개혁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중국산 의존도 ↑

10년 전인 2012년 2월2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임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을 방문할 정도로 반도체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사진제공=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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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완전히 등을 지기도 어려운게 현실이다. 중국 시장의 상당 부분을 중국 토종기업들에 빼앗겼어도 한국 산업계가 받고 있는 중국산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중국은 '반도체'로 단단히 묶여 있다. 국내 반도체 수출의 다수 비중을 중국이 차지하는 것처럼 대중국 수입 항목에서도 반도체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10대 중국 수입 품목은 지난해 기준 ▲반도체(16.8%) ▲컴퓨터(7.2%) ▲정밀화학원료(6.3%) ▲무선통신기기(5.3%) ▲산업용 전기기기(3.6%) ▲철강판(3.3%) ▲의류(2.7%) ▲건전지 및 축전지(2.4%) ▲자동차 부품(1.6%) ▲가구(1.5%) 순이다.


이차전지 소재 역시 대중국 수입이 두드러진다. 특히 이차전지 핵심 소재로 꼽히는 수산화리튬은 중국 수입 의존도가 80%를 넘어섰다.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채굴할 수 있는 소재인 데다 중국에서 제련하다 보니 수입 의존 현상이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중국을 통한 수산화리튬 수입이 폭증하면서 무역수지가 악화되기도 했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를 위해서는 중국 의존도가 큰 차세대 핵심 소재를 다변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특히 의존도가 높아진 수산화리튬의 경우 포스코가 해외 투자를 통해 수급을 늘리려는 사례도 있는 만큼 여러 노력을 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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