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韓 성장률, 시장선 3.0%까지 상향 조정
반도체 수출+투자 확대→소비 진작 선순환 기대
정부 추경·경기부양 기조, 성장 둔화 압력 방어할 것
다만 순수출 왜곡·반도체 의존 강화 경계해야

'반도체 서프라이즈'가 1분기 국내총생산(GDP) 깜짝 성장을 이끌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아직 중동 전쟁이 올해 경기에 미칠 악영향의 정도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과 투자 확대 등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시장에선 다만 순수출 착시 효과 등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수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수출은 기존 재고로 폭등한 가격을 반영하며 대응해 단기 수치 개선 정도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보다 긴 시각에선 반도체 경기 호조가 끝났을 때 한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률 둔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현미경]'전쟁 이긴 반도체'에 장밋빛 전망…올해 韓 성장률 체크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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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韓 성장률, 시장선 3.0%까지 올려잡았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은 최근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을 3.0%까지 높여 잡았다. JP모건은 종전 2.2%에서 3.0%로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시티 역시 2.2%에서 2.9%로 0.7%포인트 끌어올렸다. 국내 전망도 장밋빛이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각각 2.7%로 올려잡았고, 메리츠증권은 2.6%로 상향 조정했다.


1분기 1.7% 깜짝 성장률(전 분기 대비·속보치) 발표 이후 보수적으로 봐도 정부와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인 2.0%는 달성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동 전쟁이 이어지면서 고유가 여파 등에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한은 전망(2.0%)을 밑돌 것이란 관측이 다수였던 종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이정훈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GDP 성장 서프라이즈는 반도체 수출이 이끌었으나, 원인이 단순히 반도체 수출에만 있지는 않다"며 "민간소비(0.5%), 건설투자(2.8%), 설비투자(4.8%) 등 여러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광혁 LS증권 연구원 역시 "반도체 산업 호조와 이로 인한 순수출 증가가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성장 안정성 측면에서 내수 회복 역시 중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시장은 당분간 전쟁 여파가 있겠지만 첨단 기술 투자 정책 등이 뒷받침하는 국내 수출과 투자 환경이 경기에 보다 우호적이라고 짚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 증가는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임금과 주가 상승을 통해 소비 증가로까지 연결될 것이라고 봤다. 법인세를 늘려 정부 재정 여력 확충으로까지 선순환을 일으킬 것이라는 평가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경기부양 기조 역시 경기 둔화 압력을 방어할 것이라는 게 시장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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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출 왜곡+심화한 반도체 의존도 등은 경계

다만 올해 경제 성장 파악 시 '순수출 왜곡'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3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석유제품 수출은 유가 급등으로 인한 단가 상승으로 54.9% 증가했고, 원유 수입은 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봉쇄로 인한 물량 감소로 5.2% 줄면서 순수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월부터 원유 수입물량 차질이 본격화한 점을 고려하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전까지 한국 순수출의 왜곡 현상은 지속될 수 있다. 순수출 기여도는 재개방 이후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가계 소비 영향도 아직은 제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3월 말 한국 휘발유 리테일 가격은 지난 2월 말 대비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증시 호조 등에 따른 금융 부문 성장세 강화, 방탄소년단(BTS) 컴백 등으로 인한 문화 및 기타 서비스 부문 경기 개선도 1분기 GDP 서프라이즈에 영향을 줬으나 이 부분은 2분기 일부 되돌려질 소지가 있다"며 "건설부문 역시 공공부문 착공 증가, 재건축 단지 공사 재개 등으로 부진이 일부 완화했으나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가 상승,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 흐름 등을 고려할 때 회복이 지속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보다 긴 시계에선 내수(투자)와 수출 경기 모두 반도체 의존도가 상당하단 점도 경계 대상이다. 류진이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과 내후년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사이클이 경기나 물가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라 반도체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한 한국 경제도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나, 이는 동시에 반도체 경기 호조가 끝났을 때 한국 경제 성장률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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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우리나라가 물가 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실질적 경제 실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은 1%대로 내려앉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올해 1.71%로 전망했다. 내년은 이보다 낮은 1.57%로 관측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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