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안지 유출' 대동고 학생, 영어 과목만 실패한 이유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광주 대동고 학생들이 보안상 이유로 악성코드가 실행이 안 돼 영어 답안을 빼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7일 업무방해·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대동고 2학년 학생인 A·B군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두 학생은 지난 3~7월 동안 총 10여 차례에 걸쳐 교사 컴퓨터(10~15대)에 이동형 저장장치 USB를 통해 악성 코드를 심고 응시 과목의 답안지를 빼돌리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야간 자율학습이 끝난 시간을 노려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해당 컴퓨터에 악성 코드 '페이로드'를 심고 원격으로 조종해 답안을 유출했다.
악성 코드 오작동 시에는 USB를 직접 꽂아 유출했으며 최대 4시간가량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중간고사 7과목(공동 3개·선택 4개), 기말고사 9과목(공통 5개·선택 4개) 등 1학기 동안 모두 16개 과목의 시험 문답을 입수했다.
두 학생은 중간·기말고사에서 각자 8과목에 응시했으며 선택 과목은 서로 달랐다.
하지만 영어 과목(공동 출제) 답안지 유출은 악성 코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다른 교사들과 비밀번호 체계가 달랐던 한 영어 교사의 컴퓨터는 아예 방화벽을 뚫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안정한 상태였던 악성 코드는 인터넷에서 구한 후 직접 프로그래밍을 통해 각색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추가 공범이나 여죄가 드러나지 않은 이상 내주 안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이며, 학교의 부실한 관리를 자체 감사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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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무단 침입이 자유롭게 가능했던 것은 대동고가 올해 1월 중순쯤 공간 재배치 공사 이후 보안 시스템을 작동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같은 관리 부실이 답안지 유출 사건을 예견할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고의범만 처벌하는 직무유기죄 혐의를 학교 관계자에게 적용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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