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안정세·수요 위축에 녹록치 않은 하반기

자료제공=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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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을 넘어서는 성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글로벌 수급 불균형에 따라 유가가 치솟으며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향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가 하락할 수 있고 이는 국제 유가를 떨어트려 재고이익이 손실로 전환될 수 있어서다. 상반기에 버금가는 실적을 내기에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조단위 영업익 '축포' 쏜 정유사=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19조9053억원, 영업이익 2조3292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76.8%, 318.9% 상향했다. 앞서 최대 실적을 달성한 1분기 매출액 16조2615억원, 영업이익 1조6491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에쓰오일도 역대급 실적 축포를 쏘아 올렸다.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1조 4424억원, 영업이익 1조 7220억원이란 실적을 잠정 집계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0.5%, 영업이익은 201.6% 증가했다. 에쓰오일은 상반기에만 벌어들인 흑자가 3조원이 넘는다.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역시 올해 1분기를 넘어서거나 비슷한 수준의 호실적을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 확대 효과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24일 서울 한 주요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1,939원, 경유를 리터당 1,969원에 판매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 확대 효과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24일 서울 한 주요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1,939원, 경유를 리터당 1,969원에 판매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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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에 정유사 "지정학적 이슈에 수출물량 크게 증가"=SK이노베이션은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과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석유제품 수요증가로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사업 재고관련 이익 증가, 설비운영 최적화 등이 손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며 "무엇보다 올 들어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 실적개선의 주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유가 상황과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 차질에 따른 정제마진 초강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올 2분기) 매출액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판매 단가 상승의 영향으로 정제마진 강세 확대, 석유화학 흑자전환 및 윤활 이익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석유제품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해 반도체에 이어 상반기 주요 수출품목 2위에 올랐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의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은 279억5600만 달러(약 36조 681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이후 10년만에 최고치를 넘어선 것이다. 이번 상반기 수출액은 역대 반기 기준 최고치다.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 증가한 배럴당 126.6달러(약 16만6175원), 수출물량은 2억2090만 배럴로 같은 기간 13% 늘었다. 특히, 경유 수출단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 불안으로인해 135.2달러(약 17만7463원)를 기록했다.



이달초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휴게소 알뜰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달초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휴게소 알뜰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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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 정제마진·'안정세' 국제유가=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기준 정제마진은 3.9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21일(30.49달러)과 비교하면 26.69달러나 급락한 것이다. 불과 한 달 사이 정제마진은 연중 최고치를 보이다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올해 유가 변동폭을 키웠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이를 휘발유·경유 등으로 만들어 파는데 정제마진이란 최종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마진을 말한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별로 다르지만 4∼5달러를 이익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정제마진이 4∼5달러 이상이면 수익, 그 이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국제여가의 안정세가 정제마진의 급락을 이끌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배럴당 127.9달러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는 최근 10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도 100달러를 넘나들며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더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재유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된 것이 국제유가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유4사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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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고유가와 세계적 석유 수급 불안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품 공급으로 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수익성 높은 해외 시장에 적극 수출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수출 시장 불확실성 요소가 상반기 대비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수한 정제역량을 바탕으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 지역 다변화로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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