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자 집·사무실 첫 수색
문화재청 "설득 계속 할 것"
배 씨, 1000억원 보상 요구

훈민정음 간송본(왼쪽)과 상주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훈민정음 간송본(왼쪽)과 상주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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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숨긴 사람과 찾는 사람과의 전쟁입니다."


22일 문화계에 따르면 문화재청 문화재사범단속팀은 지난 5월13일 훈민정음 상주본을 회수하기 위해 고서적 수집판매상 배익기 씨(59)의 경북 상주 자택과 사무실 등 3곳을 수색했다. 강제집행은 법원에서 승계집행문을 받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약 5시간 동안 수색에 나선 단속팀은, 상주본을 찾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에서는 배 씨를 구속하고 상주본의 행방을 찾는 등 사법 절차를 밟으면 안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특정 혐의가 있어야 관련 조사를 할 수 있는데, 혐의를 못찾으면 배 씨에게 면죄부를 주는 성격도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이후 모습을 감췄던 훈민정음 상주본은 2015년 3월 배씨 집에서 불이 났을 당시 일부 타는 등 훼손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08년 이후 모습을 감췄던 훈민정음 상주본은 2015년 3월 배씨 집에서 불이 났을 당시 일부 타는 등 훼손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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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정말 여러 부분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면서 "(배 씨를) 지나치게 자극하면, 어떤 심경변화에 따라 소중한 문화재를 훼손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상주본 회수를 둘러싼 배 씨와의 소통에 관해서는 "(문화재청은) 50여차례가 넘게 배 씨와 소통을 하는 등 그야말로 다방면으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지속적인 설득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2019년 대법원이 훈민정음 상주본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고 판결한 이후 강력한 회수 의지를 밝혀왔다. 또한 보관 장소가 특정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강제집행이나 압수수색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민정음 상주본은 배 씨가 2008년 '간송본'과 다른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냈다며 일부를 공개해 존재가 알려졌으나,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배 씨는 정부가 1000억원을 보상해주면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배 씨는 과거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세종대왕이 저한테 상주본을 전한 것은 기이한 인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저의 분수를 생각해볼 때 그 인연이 끝까지 간다고 볼 수 없다"며 "결혼하지 않아 저로서는 한계가 있고 영원히 대대로 물려줄 수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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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본은 국보 제70호인 해례본(간송미술관본)과 같은 판본이다. 간송본에는 없는 표기와 소리 등에 관한 연구자 주석이 있어 학술적 가치는 간송본 이상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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