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폴 크루그먼 "인플레이션 예측, 내가 틀렸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인플레이션에 대해 내가 틀렸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세계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주장이 틀렸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 '나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틀렸다(I was wrong about inflation)'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가 자신의 예측 오류를 인정한 부분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초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마련한 1조9000억달러(약 2498조원) 규모 부양책의 결과다. 그는 "(작년 초) 어떤 이들은 위험할 정도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을 경고했고 다른 이들은 이를 상당히 편안하게(Relaxed) 받아들였다. 나는 팀 릴렉스(Team Relaxed)에 속했다"면서 "이는 매우 형편없는 판단이었다"고 자평했다.
당시 크루그먼 교수는 이 같은 부양책이 실시돼도 미국 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인들이 정부의 지원금을 곧바로 소비하기 보다 저축을 택할 것이고, 지방 정부에 대한 지원금도 몇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반면 반대 주장을 펼쳤던 이른바 '팀 인플레이션'은 부양책이 과열 경제로 이어져 높은 인플레이션을 낳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시장이 일시적으로 과열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과거 경험을 봐도 고용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돌이켰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어쨌든 인플레이션은 치솟았다"면서 그 이유로 "상당부분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된 혼란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었을 뿐 아니라, 가계의 소비패턴까지 변화시켰다는 게 크루그먼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삶의 방식 변화는 지출의 큰 변화를 야기했다. 사람들은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상품 구매를 늘렸다"면서 "이러한 혼란은 왜 미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치솟았는 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기 퇴직, 이민자 감소 등 노동 시장에서도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경제 생산능력까지 축소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크루그먼 교수는 과거 경제 모델에 기반한 역사적 경험이 잘못된 해석을 이끌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때 과거 경제모델이 들어맞았기 때문에 작년에도 과거 경제모델을 적용했다"면서 "코로나19가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안전한 예측은 아니었다"고 후회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봉쇄 등이 혼란을 한층 가중시켰다고 짚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경제가 식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정점을 찍었거나 곧 찍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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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NYT는 '나는 틀렸다(I was wrong)' 시리즈를 통해 크루그먼 교수를 포함한 8명의 칼럼 작성자들이 지난 칼럼 중 예측 오류 등을 인정하고 관련해 다시 의견을 제시하도록 했다. 인플레이션 외에는 페이스북, 자본주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공화당 중진 밋 롬니 상원의원 등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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