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러 구제책"…안심전환대출 둘러싼 형평성 논란
9월 45조원 규모 안심전환대출 출시
"빚투인데 세금으로 이자 지원 불공평"
고정금리 택한 차주는 "형평성 문제"
조건 깐깐해 서울 거주자 대부분 제외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윤석열 정부가 밝힌 안심전환대출을 두고 형평성과 실효성 부문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집을 구매하지 않은 차주들 사이에서는 "가난한 영끌러(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 사람) 구제책"이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신청조건 역시 대폭 축소되면서 수혜자가 소수에 국한될거라는 우려도 있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9월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더 낮은 금리의 장기·고정금리 방식으로 바꿔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지원자격은 우대형의 경우 부부소득 합산 기준 7000만원 이하로 대출한도는 최대 2억5000만원까지다.
대책 발표 후, 각종 부동산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전·월세 거주자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집값인상 혜택을 누리는 부동산 소유자에게만 유리한 정책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자기투자책임’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구매는 주거성향과 투자상황, 집값전망을 토대로 개인이 내린 결정인데 이자부담이 커졌다고 국가가 지원해주는 게 맞느냐는 비판도 크다.
서울 도곡동에 거주하는 A씨는 "아무도 영끌해서 집을 사라고 한 적이 없다"면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결정한 사람들인데 세금으로 특정 개인에게 장기·고정금리 혜택을 줘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경기 화성시에 거주하는 B씨는 "집값으로 득을 보기보다는 알뜰하게 살면서 빚과 투자를 조심하며 살아온 본인으로서는 참 힘 빠진다"면서 "영끌러 구제대책으로 보인다"고 얘기했다.
서울 평균 집값 11억…안심전환대출 조건은 '4억 이하'
고정금리 차주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이후 고정금리 대출을 적극 장려해왔다. 이에 일부 차주들은 변동금리보다 비싼 고정금리를 선택했었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 지원대상에서 고정금리 대출 차주들이 제외되면서 장기·저리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였던 금융소비자들이 오히려 지원에서 배제된 셈이다.
일부에서는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차주들의 경우 안심전환대출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신청조건이 마지막으로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됐던 2019년보다 더 엄격해지면서다. 당시에는 부부합산소득이 8500만원 이하인 1주택자면 대출을 신청할 수 있었다. 주택조건도 시가 9억원 이하였다. 신혼부부·2자녀 이상 가구는 소득조건을 1억원까지로 완화해주던 특례조건도 사라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11억5041만원이다. 우대형이 아닌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조건(시가 9억원)도 훌쩍 넘는 가격이다. 2019년 안심전환대출 신청 때에는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8억원대로 대부분 신청이 가능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주택조건을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부는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산 제약이 걸려있는데다 취약계층을 우선 지원하다는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신청조건을 지나치게 열어두면 신청자와 탈락자가 폭주하면서 오히려 불만이 더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