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장에 신고 내용 알려준 경찰관…1심서 집행유예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도박장에 신고 정보를 수차례 넘겨 불법행위를 도운 혐의를 받는 경찰관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윤앙지 판사는 지난 7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7)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인 피고인이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의 가게에서 도박 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근무 중 알게 된 것을 이용해 지인에게 112 신고 정보를 알려줘 누설했다”며 “이 행위로 인해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해하고 수사를 방해할 위험성이 창출됐으므로 그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종의 벌금형으로 1회 처벌받은 전력만이 있고 경찰공무원으로서 특별한 실책 없이 약 33년간 근무해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112 신고 사건을 처리하고 집단범죄·풍속영업 단속 등의 직무를 수행하는 마포경찰서 소속 경찰관이었다. 20220년 3월 그는 서대문구 일대에서 순찰을 하던 중 ‘오토바이 가게에 남자 10여명이 모여 도박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무전 지령을 듣고 도박장 운영자에게 ㅈ너화해 무전 내용을 알린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6월 같은 도박 장소에 대해 ‘신고자가 노름을 해서 600만원을 잃었다’라는 112 신고 내용이 들어온 것을 무전기로 듣고 전화해 알린 혐의도 받는다.
A씨는 도박장 운영자와 함께 여러 명이 돈을 모아 순번대로 받는 ‘순번계’를 구성하고, 2일~4일 간격으로 한 번씩 통화할 만큼 운영자와 친한 사이로 밝혀졌다. A씨는 이 도박장에서 고스톱을 하거나 근무시간 중 이 도박장에 종종 들린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도박장은 낮에는 오토바이 가게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재판에서 A씨는 도박장 운영자와 통화한 사실은 있지만, 112 신고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도박 신고가 112에 접수된 때에 A씨가 순찰차를 타고 근무하던 중이었다는 점,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결과 무전 지령이 있고 나서 8분 뒤 A씨가 운영자에게 전화한 점을 들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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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료 경찰관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도박장 관련 신고가 들어온 이후 순찰차에 탑재된 112 단말기에서 신고자의 음성 정보를 2~3회 반복해 청취하고 도박장에 전화했다. A씨는 이에 대해 “오토바이 구입을 위해 지인에게 전화한 것일 뿐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이 광경을 본 동료 경찰관은 “평소 A씨가 이 도박장에 자주 방문하는 것을 알아 신고 정보를 알려주는 것 아닌지 의심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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