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OTT 위기속 극장산업 재도약 발판
40~50대 탑건 향수 젊은 층으로 옮겨가
80년대 영화관 위기 탑건 흥행과 회생 닮은꼴
톰 크루즈 액션·중년 애환 연기 흥행 한몫

‘탑건 신화’ 영화 산업지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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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이후 36년 만에 찾아온 ‘탑건: 매버릭’이 탑건 신화를 재연하며 다시 한번 위기의 영화관을 구해냈다. 지난 7일까지 ‘탑건: 매버릭’의 누적 관객 수는 384만9880명(매출 약 413억 원). 세계 박스오피스에서는 단연 선두(11억1969만5970달러)다. 북미에서만 5억7519만5970달러를 벌었다. 역대 열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전작(1억8025만8178달러)의 성과를 훌쩍 뛰어넘었다.


◆영화관 구원투수, 탑건

국내 영화관은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매출 절벽에 부딪혔다. 2019년 1조9140억 원에 달했으나 이듬해 5104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도 5845억 원에 그쳤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영화관을 건너뛰고 직행하는 영화가 나올 만큼 급부상했다. 하지만 2020년 한국 영화산업 전체 매출은 1조537억 원, 지난해는 1조239억 원에 머물렀다. 2019년 2조5093억 원에서 반토막이 났다. OTT 시장이 성장해도 영화관이 다시 살아나지 않으면 영화산업 위기를 타개할 수 없었다. 비관적인 전망이 난무했으나 영화계는 다시 살아났다.

‘탑건: 매버릭’은 영화관의 가려운 등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특히 40~50대의 탑건 향수가 젊은 층으로 옮겨간 점이 고무적이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40대 점유율(28.8%)이 가장 높았다"며 "지난달 27일부터는 20대와 30대 점유율도 28% 이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연령층으로부터 고르게 지지받으며 영화관 정상화를 이끌고 있다"고 부연했다.


영화 '탑건' 스틸 컷

영화 '탑건'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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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1980년대 중반 홈비디오 시장 확대로 위기를 맞았던 영화관이 ‘탑건’ 등장과 함께 회생의 길을 찾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당시 영화관은 시공간 제약을 허문 기술혁신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매출 감소로 영화 유통 구조가 재편될 조짐까지 보였다. 파라마운트가 1986년 내놓은 ‘탑건’은 흐름을 바꿨다. 1980년대 액션영화의 원형적인 견본이다. 사실적인 공중전과 멋진 항공술로 남성들의 테스토스테론을 마음껏 뿜어냈다. 미해군 전투기조종사 프로그램 지원자 수가 크게 증가할 만큼 인기를 끌어 그해 세계 최다 매출(3억5728만8178달러)을 기록했다. 영화관은 관객이 재발견한 가치에 주목해 비디오 렌털 시장을 오히려 활용했다. 전체 매출 크기를 늘려 블록버스터에 걸맞은 영화를 내걸었다. 그 덕에 관객 수는 비디오 보급률과 비례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탑건 ‘보는 즐거움’, 특수관 열풍 견인

‘탑건: 매버릭’은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스크린을 통해 최대치로 올려주는 작품이다. 고난도 미션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중심에는 어느덧 이순이 된 톰 크루즈가 있다. 직접 현대식 전천후 전투폭격기 F-18에 탑승해 중력 변화로 일그러지는 표정까지 실감 나게 담아냈다. 날카로운 비행 소음 등을 더해 짜릿한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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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는 "관객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비행을 사실적으로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리 시대의 버스터 키튼(1895~1966)이라 할 만하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체력과 운동신경으로 모든 영화에서 스턴트 연기를 직접 해낸다. 카메라 워크와 스토리를 연구하며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한다. ‘탑건: 매버릭’의 경우 전작의 성공 요인을 잘 파악해 영리하게 구성했다. 전형적인 할리우드 서사지만 옛 감성을 최대한 활용해 가족 드라마로 변모시켰다. 교관으로 변신한 매버릭의 심리 묘사에 상당한 공을 들여 투철한 직업 정신과 중년의 애환을 동시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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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배우들이 직접 전투기에 탑승해 전하는 사실감 넘치는 액션의 쾌감과 이해하기 쉬운 서사가 전 연령층을 매혹시켰다"며 "대형 스크린이나 고품질 음향 시스템이 갖춰진 특수관에서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식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4일까지 이 영화의 CGV 좌석 판매율은 19.4%이다. 그런데 특수관인 4DX에서는 52.6%, 4DX 스크린에서는 72.3%, 아이맥스에서는 41.8%를 각각 기록했다. 황 팀장은 "개봉 첫 주보다 둘째 주에 좌석 판매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며 "현재 흐름을 유지한다면 장기 흥행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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