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달러화가치 20년만에 최고, ‘1달러=1유로’ 패리티 시대 코 앞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경기침체 공포감으로 미국 달러화 매수가 급증하면서 달러화 가치도 약 20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특히 유로화와는 ‘1달러=1유로’의 패리티(parity·등가)가 시간문제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1.30% 오른 106.51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전과 비교해 상승폭은 무려 11%에 육박한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더 깊어진 유로존의 경우 전장 대비 1.5% 떨어진 유로당 1.026달러를 기록하며 유로·달러 패리티에 한층 근접했다. 두 통화의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는 2002년 하반기가 마지막이었다. 현재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2002년 12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무라증권은 "오는 8월이면 달러화와 유로화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HSBC홀딩스의 외환영업책임자인 닐 존스 역시 "패리티는 시간 문제"라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독일과 직접 연결된 가스관 노드스트림1의 공급을 차단할 경우 유로가 1달러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현재 달러화는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 스위스프랑화 대비로도 확연한 강세다. 이는 경기침체 공포감이 짙어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가 높아진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당분간 달러 강세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유로·달러 패리티가 현실화할 경우 전쟁, 공급망 차질로 치솟은 유로존 인플레이션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로보뱅크는 "통화가치 약세는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고 주가 추락 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며 "유로·달러 패리티 시대가 불러올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국의 정책결정은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없다"고 지적했다.
강달러는 신흥국에도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과거 1970년대 주요 10개국(G10) 회의에 참석한 존 코널리 미 재무부 장관이 "달러는 우리 통화다. 하지만 당신들의 문제다"고 언급한 대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강달러가 신흥시장에서 통화를 후려치고 있다"며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인플레이션을 촉발해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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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도 강달러에 따른 우려가 제기된다. 모건스탠리는 강달러가 미국 기업의 글로벌 수익 환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미국 기업들의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규모는 400억달러로 1년 전보다 5배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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