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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사러 일본갈까?'…엔화 약세에 쏠리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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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美 따라 금리 올리는데...日, '초저금리' 유지
엔저 현상으로 일본 부동산 저렴해지자 홍콩 부자들간 수요 ↑
한국선 '일본 직구'인기...비싼 배대료·적은 업체 수에도 '가격 메리트' 강해
일본, 초저금리 포기할 수도...엔고 전환 시 글로벌 혼란 우려

전례 없던 '엔저' 시대가 도래했다. 사진은 일본의 엔화. 사진=연합뉴스

전례 없던 '엔저' 시대가 도래했다. 사진은 일본의 엔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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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30년 만에 도래한 '엔저 시대'를 맞아 투자 기회를 노리는 외국인들의 일본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엔저란 일본 화폐인 엔화가 약세인 상황을 가리킨다.


지난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의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자 이를 사들이려는 홍콩의 부자들이 도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는 홍콩의 한 부동산 중개업체가 기획한 투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비용은 6박 일정 기준 1인당 12만8000홍콩달러(한화 약 2200만원)다.


투어의 주된 목표는 관광 자체가 아닌 '임장'이다. 임장이란 부동산 현장을 탐방하는 것을 뜻한다. 관광객들은 벤틀리나 헬리콥터를 타고 도쿄의 부동산 시장을 둘러보게 된다. 전문가들은 도쿄올림픽을 위해 새로 단장했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쓸모가 없어진 호텔들이 주 타겟일 것이라 예상한다.


도쿄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홍콩 부자들은 일본을 단순히 '화폐 가치가 약한' 국가로만 인식하지 않는다. 대신 전 세계의 불황을 비껴가는 곳이라 여기는 것. 일본은 미국 주도의 금리 인상 기조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은 초저금리를 유지 중이다. 지난 17일 일본은행은 단기 정책금리 금리를 -0.1%,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제로로 유지하는 현행 금융완화 정책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현재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게 되면 주택 담보 대출 등의 금리가 함께 오르며 소비가 부진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같은 '초저금리 고수' 정책은 엔저 현상을 가속했다. 초저금리가 일본 내 자금 유출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달 2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36.6에 마감했다. 이는 1998년 이후 30년 만의 최저치다.


엔저 가속화로 일본 국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자 일본 내부에서는 '나쁜 엔저'라는 말도 생겨났다. 4월 기준 수입 물가는 43.3%, 소비자 물가는 2.1% 올랐다. 소비자 물가의 경우 타 국가상승분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근 30년간 물가 상승 경험이 전무했던 일본에겐 매우 심각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다.


반면 엔저 현상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의 엔저 현상이 실질적인 일본 화폐 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미국과의 금리차'에서 발생한 것이라 보고 있다.


엔저 현상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직구족'들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했던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3월 말 100엔당 1000원 선이었으나 현재는 950원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1298.00원(3일 오후 2시 하나은행 기준)으로 지난해 초부터 계속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일본 직구 시장은 배달 대행료가 높을뿐더러 서비스하는 업체 자체가 적어 다른 국가에 비해 덜 활성화됐었다. 그러나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가격 메리트가 생기자 직구가 급증하게 됐다.


한편 일본이 '초저금리' 유지 기조를 꺾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에 따르면 일부 헤지펀드는 계속되는 엔저 현상으로 대내·외 경제가 불안해지면 일본은행이 현재 제로에 가까운 국채 금리 통제를 포기할 수 있다고 추측한다. 이렇게 되면 일본의 국채 금리가 치솟고 다시 엔고(엔화 강세)로 돌아서며 세계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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