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 '이스라엘 판매 거부' 아이스크림 사업 매각…논란 종지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니레버가 이스라엘에서 판매 거부로 논란을 일으킨 아이스크림 브랜드 자회사 벤앤제리스의 이스라엘 사업권을 이스라엘 현지 사업체에 매각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불거진 이스라엘에서의 판매 거부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아메리칸 퀄리티 프로덕츠(AQP)에 벤앤제리스의 이스라엘 사업권을 매각했으며 매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AQP는 이스라엘에서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을 유통하던 회사다.
벤앤제리스는 앞서 이스라엘에서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AQP와의 계약이 갱신되지 않을 것이라고 AQP에 통보했다. AQP는 지난 3월 벤앤제리스의 모기업인 유니레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사업권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유니레버는 벤앤제리스가 히브리어와 아랍어 상표로 이스라엘에서 계속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벤앤제리스는 스스로를 히피라고 지칭하는 베넷 코헨과 제리 그린필드가 1978년 설립한 아이스크림 회사다. 본사는 미국 버몬트주 벌링턴에 있다. 국제·정치·사회적 이슈에 적극 대응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마케팅 예산을 할애해 2011년 월가 점령 시위와 2020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을 지원했다.
유니레버는 2000년 벤앤제리스를 인수하면서 이같은 벤앤제리스의 기업 철학을 존중해주기로 하고 벤앤제리스가 독립적인 이사회를 통해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결정을 독자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용인했다.
이에 벤앤제리스가 지난해 7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을 때 유니레버는 합의에 따른 벤앤제리스의 독자적인 결정이라며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코헨과 그린필드 두 설립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자신들이 자랑스러운 유대인이자 이스라엘의 지지자이지만 이스라엘의 영토 점유가 불법이라고 믿기 때문에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판매를 중단한 벤앤제리스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현 앨런 조프 CEO와 전임 폴 폴먼 CEO 재임 때 모두 사회적 책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하지만 유니레버가 벤앤제리스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힌 뒤 유니레버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벤앤제리스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주 불만이 커졌다. 결국 유니레버가 당초 입장을 바꿔 이스라엘에서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을 계속 팔기로 결정한 셈이다.
WSJ는 이번 유니레버의 결정에 대해 벤앤제리스 측에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의 투자회사 트리언 펀드 매니지먼트는 성명을 내고 벤앤제리스의 이스라엘 사업 매각 결정을 호평했다. 트리언은 최근 유니레버 지분 1.5%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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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야이르 라피드 외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이 문제를 해결해준 유니레버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니레버가 벤앤제리스의 결정을 지지하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뒤 나탈리 베넷 이스라엘 총리는 유니레버의 조프 CEO에게 전화를 걸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력 항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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