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회의서 연일 설전…20일 비공개회의 놓고 폭발
"둘 다 자기정치…당권·공천권 갈등의 연장선" 분석
"내부 다툼 언제나 있지만 국회가 할 일은 하고 싸워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논쟁을 벌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논쟁을 벌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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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또다시 충돌했다. 최근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당 혁신위원회 운영 방향과 최고위원 인선 등 각종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이날 비공개회의 공개 여부를 두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증폭했고 감정 섞인 발언이 그대로 노출됐다.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 현안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정쟁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갈등은 이 대표가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비공개회의 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 대표는 "저는 별다른 모두발언을 할 것이 없다.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회의에서 현안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배 최고위원의 비공개 최고위 발언이 연이어 보도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 13일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가 주도하는 당 혁신위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16일에는 합당에 따른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 문제를 놓고 이 대표가 안철수 의원과 갈등을 빚자, 배 최고위원이 '졸렬해 보일 수 있다'며 이 대표를 비판한 내용이 보도됐다.

배 최고위원이 혁신위에 대해 비판한 이후 이 대표는 16, 20일 회의 시작 전 배 최고위원이 악수를 건네거나, 어깨를 두드리며 인사를 건넬 때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손만 내미는 등 불편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배현진 최고위원과 논쟁을 벌인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배현진 최고위원과 논쟁을 벌인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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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비공개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배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모두발언 말미에 "현안 논의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비공개회의를 좀 더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비공개회의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배 최고위원이 "회의 단속을 좀 해달라고 누차 제안하지 않았나"라고 항의하면서 공개적으로 언쟁이 오갔다. 이 대표는 "발언권을 얻고 말하라" "(비공개회의를 해도)어차피 (발언을) 누출시킬 것 아니냐"고 반박했고, 배 최고위원은 "대표님께서 많이 유출하지 않으셨냐. 본인 스스로도"라고 받아쳤다.


배 최고위원은 "대표님이 의장 직권으로 여태 단속이 제대로 안 돼서 심지어 본인이 나가서 얘기하신 걸 언론인이 쓴 것을 누구의 핑계를 대냐"며 쏘아붙였고, 이 대표는 "단속해 볼까요 한번?"이라고 답하며 감정적인 발언이 이어졌다. 결국 권성동 원내대표는 "모양이 좋지 않다"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비공개회의 시작 3분 후 회의장을 떠났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 갈등의 이면에는 당권과 총선 공천권 등 권력을 둘러싼 신경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도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배 위원도 못지않게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권, 공천권을 향한 권력 다툼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집안싸움'에 당 지도부에서도 피로감이 감지된다. 앞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모임으로 알려진 '민들레' 출범을 놓고도 이 대표와 정진석 의원이 갈등을 일으키며 한 차례 내홍이 불거진 바 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가 끝난 뒤 "세상에 어떻게 여당을 이렇게 끌고 가느냐. 시간이 남아돌아서 (회의를) 가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21일 당 현안점검회의 후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최고지도부 간 그런 언쟁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며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 모두 언쟁을 자제하기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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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론가는 "경제도 어렵고 안보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국가의 현안을 논의해야 하는 데 계파 다툼만 전면에 드러나 있다"며 "내부적으로 의견 충돌은 언제나 있을 수 있지만 국회가 할 일은 하고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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