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자문단 "中실험실 코로나 유출설 조사해야…중국발 데이터 누락"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기원 조사와 관련해 조언하는 국제 과학자 자문단이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도 조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WHO는 9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중국, 독일,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과학자 27명이 참여하는 '새로운 병원체의 기원 조사를 위한 과학 자문그룹'(SAGO)이 제출한 예비 보고서를 공개했다.
SAGO는 보고서에서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어떤 동물인지,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 불확실하다며 광범위한 추가 조사를 권고했다.
자문단은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최초 보고된 후 중국발 데이터 누락으로 해당 바이러스가 어떻게 인간에게 전염됐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SAGO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 사고에 따른 생물학적 안전·보안 조치 위반을 통해 인구에 유입됐을 가능성"에 대한 조사도 권고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SAGO는 초기 확산지인 중국 우한 인근의 실험실에서 안전·보안 조치를 담당한 직원들을 조사하고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조작이나 동물 실험 등을 했는지 확인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SAGO는 구성원 중 러시아, 브라질, 중국 과학자 3명은 WHO 조사팀의 2021년 3월 보고서를 의심할 새로운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실험실 유출 가능성 조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WHO 조사팀은 코로나19가 박쥐에서 다른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실험실 유출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판단했다.
이번 보고서는 당시 결론을 사실상 뒤집는 것으로, WHO가 코로나19 초기 자국 책임론을 부인한 중국 정부의 해명을 너무 쉽게 받아들였다는 일각의 비난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실험실 유출설을 주장하며 WHO가 중국의 책임을 덮으려고 중국과 공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연방하원의 코로나19 소위원회는 트위터에서 "그동안 코로나19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는지 물어본 미국인들은 '음모론자'로 매도됐다. 이제 WHO도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답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HO의 다른 자문그룹에 참여하는 전문가인 제이미 메츨은 "중국 정부는 여전히 필수적인 원 데이터를 공유하기를 거부하고 우한 실험실에 대한 완전한 조사를 허용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고 미래 전염병 확산을 막으려면 이들 정보를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SAGO는 중국 측이 우한 초기 확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 등이 필요하다면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2022년 2월 중국 리커창 총리와 마샤오웨이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주임에게 두 차례 서한을 보내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자료를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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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WHO는 지난해 10월 코로나19와 같이 팬데믹을 일으킬 새로운 질병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병원체의 기원(조사)을 위한 국제 과학자문그룹(SAGO)을 출범해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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