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편중 인사 지적에 "과거엔 민변으로 도배" 반문한 尹… '피장파장' 인사 논쟁
尹 발표한 검찰 출신 인사만 13명... 최측근 인사도 다수
편중 지적에 "과거엔 민변으로 도배되지 않았나" 文 인선 저격
"인사 편향 인정한 셈", "나아져야지 잘못 반복하나" 비판 이어져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요직에 검찰 출신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대해 "과거엔 민변 출신들이 도배하지 않았나"라고 발언하자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민변 출신이 대거 기용됐다고 해서 현 정부에서까지 편중 인사를 되풀이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검찰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면서 "미국 같은 선진국일수록 거버먼트 어토니(정부 변호사)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폭넓게 진출한다. 그게 법치국가 아니겠나"라고 부연했다.
윤 정부가 출범한 이후 검찰 출신 인사가 행정부와 대통령실에 대거 등용되고 있다. 내각 차관급 이상,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 인사 중 13명이 검찰 출신이다. 검찰 수사관 출신까지 포함하면 16명이다. 검찰 출신이나 정치인 경력이 있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여기에 포함하지 않았다.
업무 연관성이 떨어지는 요직에도 검찰 출신을 배치해 인사 편중 논란을 키웠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초로 검찰 출신이 임명된 사례다. 국회의원이나 행정 전문가 등이 주로 임명된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2년 전까지 검사로 활동한 박성근 변호사를 인선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명된 검찰 출신들은 대개 과거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핵심 인사에 발탁된 윤재순 총무비서관과 강의구 부속실장은 윤 대통령과 20년 이상 알고 지낸 측근이다.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된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는 소위 '윤석열 사단'의 핵심 일원이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수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변호까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정부에서도 대통령이 자신과 성향이 맞거나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인물을 대거 등용해 '코드 인사' 논란은 있었다. 문 정부 5년간 '청와대 3실장'(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한 8명 중 문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이 아닌 인물은 장하성 전 정책실장뿐이었다. 내각 인선에서도 대선 캠프 출신의 유영민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참여정부에서 활동한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등을 임명해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으로부터 "대탕평은 없고 '참여정부 돌려쓰기'에 전형적인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내각 및 청와대 인선에서 참여연대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 출신도 다수 임명했다. 민변 출신 주요 인사로는 김외숙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과 김진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이광철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최강욱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전해철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있다. 문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거친 4명 중 이호승을 제외한 장하성·김수현·김상조 세 사람은 모두 참여연대 출신이었다.
윤 대통령이 검찰 편중 인사 지적에 "과거엔 민변 출신들이 도배하지 않았나"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는 여야를 불문하고 적절치 않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서전략실장은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정권이 더하지 않았냐는 말은 결국 그와 똑같은 인사편향을 수긍하는 셈이 된다"고 꼬집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설령 문 정부가 그렇게 했다고 치더라도 거기서 나아져야지 그대로 반복하냐"고 직격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검찰 출신 인사를 더 등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다 법률가들이 가야 하는 자리고 전례에 따라 법률가들이 갈 만한 자리에 대해서만 배치했다. 필요하면 (검사 출신 인선을) 해야 한다"며 인사 기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이와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평생 검사로 생활했기 때문에 인재 풀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임명된 사람들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를 보고 인사에 대한 비판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능력을 중점에 둔 인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