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로톡 헌재 결정 역행하는 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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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로톡 가입금지 광고규정 합헌 결정을 환영한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변호사들의 로톡 가입을 막기 위해 만든 ‘변호사 광고규정’ 중 3개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표현의 자유, 직업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다”라는 결정을 내린지 하루 만에 변협이 낸 논평 제목이다.

변협은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하고 소속 변호사들에게도 이메일을 통해 전달했다. 논평을 접한 기자들과 변호사들은 한결같이 “뭐지?”, “변협이 정신승리하네” 등 반응을 보였다.


전날 헌법소원 청구인인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가 “헌재 위헌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고, 모든 언론사가 “헌재, 변호사 광고규정 위헌 결정”이라고 보도한 뒤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변협은 논평에서 “법률전문가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헌재 결정문의 취지와 내용을 완전히 잘못 이해했다”고 했고, “완전히 반대되고 잘못된 언론보도가 무분별하게 이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후 변협은 ‘대국민 설명회’를 열고 위헌 결정을 합헌 결정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를 공개했다. 헌재의 위헌심사 대상이 된 조항이 모두 12개인데 그 중 3개만 위헌 결정이 나오고 나머지 9개는 합헌 결정이 나왔으니까 결국 합헌 결정 아니냐는 게 핵심이었다. 그리고 변협이 로톡 가입 변호사를 징계하는 핵심근거 조항은 헌재가 위헌 결정한 조항이 아니라 다른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변협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먼저 법률이나 규정 등에 대한 위헌소원 사건에서 심사대상이 된 조항 전부가 위헌 결정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 1개 조항이라도 위헌 결정이 나오면 그 자체가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일이지 나머지 합헌 결정이 나온 조항의 수가 의미 있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이번에 헌재가 합헌 결정한 조항들은 대부분 변호사법에서 이미 금지하고 있거나 누가 봐도 당연한 내용의 규정들이다.


둘째, 이번 헌재 결정의 핵심은 변협이 로톡을 겨냥해 만든 광고규정 중 무려 3개 조항이 로톡 운영사나 로톡 가입 변호사들의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것이다. 원래 헌법소원은 국가기관 등의 공권력 행사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는지를 심사하는 제도다. 헌재는 변협이 변호사법의 위임을 받아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제를 설정함에 있어 공법인으로서 공권력 행사의 주체가 된다고 판단했다.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단체가 공적 기능을 위임받아 만든 규정에 ‘위법’도 아니고 ‘위헌’인 규정이 3개나 포함됐다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는 건 변협 입장에선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지 환영할 일이 아니다.


위헌 결정이 난 조항들의 면면을 보면 더욱 그렇다. 헌재는 로톡처럼 광고비를 받고 변호사를 광고하는 회사에 광고를 의뢰하거나 협조하지 못하도록 한 제5조 2항 1호와 ‘협회의 유권해석’을 광고 제재의 근거로 삼은 2개 조항을 위헌 결정했다.


전자는 변호사법이 제23조에서 유·무료를 불문하고 변호사의 광고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는데도 변협이 로톡을 겨냥해 무리하게 만든 조항으로, 실제 지난 4월 변협이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개시를 청구하며 적용했던 조항이다. 후자는 쉽게 말해 ‘협회가 안 된다고 해석하면 안 되는 것’이라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헌재는 “변리사나 공인회계사 등 다른 전문 직역의 회규를 살펴봐도 ‘유권해석’이라는 표현 또는 이를 위반할 경우 징계하는 내용의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헌재가 제5조 2항 1호를 위헌 결정하자 제5조 2항 2호가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의 핵심 근거라고 주장하며 “헌재가 로톡 참여 변호사에 대한 변협의 징계에 헌법적 정당성을 인정했다”고 자평했다.


제5조 2항 2호는 변호사 아닌 광고 주체가 자신의 기업명이나 상호 등을 표시해 법률상담이나 사건을 소개·알선하기 위해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변호사를 광고하는 경우 그런 광고 주체에게 변호사가 광고를 의뢰하거나 협조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다. 변협의 주장과 달리 헌재는 로톡의 광고 방식이 이에 해당한다고 한 적이 없다.


오히려 헌재는 “단순히 변호사와 소비자가 연결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변호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행위로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로톡과 같은 형태의 변호사 광고 플랫폼이 현행법상 허용됨을 분명하게 밝혔고, “청구인 회사 입장에서도 앞서 본 동업 금지 등 변호사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방식에 저촉되지 않는 방식으로 변호사 광고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며 변호사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로톡의 영업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해줬다.


검찰의 3차례 무혐의 처분, ‘로톡은 합법’이라는 법무부의 거듭된 입장 표명, 헌재의 위헌 결정에도 변협은 “로톡의 영업 방식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검찰이 아예 죄가 안 된다고 보고 기소 자체를 안 했기 때문에 로톡의 변호사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법원이 판단할 기회조차 없었지만 형사법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의 거듭된 판단과 법무 관련 총괄 부서인 법무부의 해석을 이같이 무시하는 변협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로톡 가입 변호사들이 점점 늘어나면 영업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로톡이 광고비를 점차 높일 것이고, 결국에는 실력이 없어도 높은 광고비를 지출한 변호사가 소비자에게 선택되는 등 변호사 시장의 질서가 혼란스러워지고 변호사의 자본종속이 초래될 것이라는 변협의 우려는 수긍이 간다. 하지만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합법을 불법이라고 우긴다거나, 헌법에 위반되는 내부 규정을 만들어 로톡 가입 변호사들을 징계하는 행위가 용인될 수는 없다.


브레이크를 걸기에는 이미 늦은 것일까, 변협은 헌재 위헌 결정 이후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28명에 대해 또 다시 징계개시 청구를 의결했다. 징계 처분이 이뤄지면 징계를 당한 변호사들의 징계 취소소송 청구는 필연적 수순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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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대법원에서 변협의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가 위법하다는 확정 판결이 나오면, 부당한 징계를 당한 변호사들과 막대한 영업 손실을 본 로톡 측에 변협은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현 집행부가 답해야 한다.


[반론보도] 대한변협 ‘변호사 광고 규정’에 대한 헌재결정 보도 관련

본보는 지난 6월 9일자 <[시시비비] 로톡 헌재 결정 역행하는 변협>의 기사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로톡과 관련된 핵심 쟁점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음에도 “로톡의 영업 방식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는 “헌법재판소가 로톡의 영업방식이 허용된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변협은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를 계속할 예정이고, 법무부가 위헌으로 의견을 낸 조항 중 일부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가 합헌결정을 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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