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저술 활동, 비평, 해설,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SF 세계를 활발하게 이야기하는 평론가 심완선이 김보영, 김초엽, 듀나, 배명훈, 정소연, 정세랑 여섯 작가를 만났다.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하는 여섯 작가의 개개인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생활을 세밀하게 인터뷰집에 담았다. 특히 SF의 넓은 스펙트럼을 촘촘히 채우기 위해서 노력했다. “1990년대부터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말하자면 SF 농도가 짙은 사람부터 옅은 작품까지, 세계에 집중하는 작가부터 인물에 집중하는 작가까지” 고루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책 한 모금] 6명의 작가가 말한다 ‘우리는 SF를 좋아해’
AD
원본보기 아이콘


“타인을 읽는 행위는 그 자체로 인용이고 받아쓰기다. 나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로 나를 고치고 깁고 늘리며 살았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장소의 풍경을 알고 있듯이, 나는 내가 살아보지 않은 삶을 안다. 연결된 텍스트가 늘어날수록 나는 다채롭고 거대한 모자이크가 된다.” -서문에서

“진실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글은 사실이 아니어도 진실이고 진심이어야 한다고. 사실 내가 쓴 이야기라도 그 내용이 내 가치관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도 아니고, 소설 속 인물과 나는 별개지요. 소설은 결국 가짜니까요. 그렇더라도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그 이야기가 내게 진짜여야 하는 거죠. (……) 하지만 쓸 때 내가 진짜라고 믿고 쓰지 않으면 읽는 사람 누구에게도 진짜가 되지 못하리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 소설을 쓰며 느끼는 그대로를 독자가 느낄 거라고 믿고 써요.” -김보영


“SF가 좀 어려운 장르는 맞죠. 진입 장벽이 높아요. 그 장벽을 아무렇지 않게 넘는 분들이 있고, ‘아니다.’ 하고 돌아서는 분들이 있고요. (……) 나의 취향을 조금 내려놓으면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는 거잖아요. (……) 내가 좋아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작품을 좋아하게 되는 순간이 있죠. 그런 순간이 우리의 세계를 넓혀 주고요. 저는 살면서 그런 순간이 매우 즐거웠기 때문에 독자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요.” -김초엽

“등장인물의 충동적인 행동이 꼭 논리적으로 설명될 필요도 없고, 모든 사람들의 동기를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어느 정도는 미스터리로 남겨 둬야죠.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러니까.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잖아요. 모든 걸 다 설명하면 캔버스의 모든 대상을 똑같이 정교하게 그린 그림 같아서 가짜 같아져요. 느슨할 필요가 있지요.” -듀나


“직업 만족도는 전체적으로 안 좋은데, 매우 좋은 순간들이 있어요. 성취감이 있고요.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계속할 수 있는 일이죠. 그리고 제가 쓴 글이 저를 자꾸 다른 곳으로 보내요.” -배명훈

AD

우리는 SF를 좋아해 | 심완선 지음 | 민음사 | 444쪽 | 1만7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