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집회서 활어 내던져 동물보호법 위반 고발당한 어민에 불기소 처분
"집회 도구로 활어 학대 및 살해돼" vs "식용 목적은 동물보호법 대상 아냐"
활어 내던진 목적 두고 '식용 목적', '집회 도구' 첨예한 논쟁
앞서 강원 산천어축제 두고도 유사한 논쟁 벌어져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2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사진=동물해방물결 인스타그램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2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사진=동물해방물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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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검찰이 집회에서 살아 있는 어류를 아스팔트 바닥에 던진 어민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식용 목적일 경우 보호대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이 활어를 어떤 목적으로 내던졌는가에 사건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검찰은 활어가 식용 목적으로 관리되는 동물이라 동물보호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본 반면, 동물권단체는 집회 목적으로 활어를 내던진 것이므로 동물 학대 및 살해 사건으로 보는 게 옳다며 항고했다.


앞서 2020년 11월 한 지역 어류양식협회는 정부의 일본산 활어 대량 수입에 항의하며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이들 중 일부는 참돔·방어 등 활어를 바닥에 던지는 퍼포먼스를 벌이거나 지나는 시민들에게 국내산 활어를 포장해 나눠주기도 했다. 이에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어류를 산 채로 바닥에 던져 죽이는 행위는 동물보호법 위반이라며 협회 관계자 A씨(56)를 고발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동물권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검찰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며 해당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첨예한 갈등이 시작됐다.


현행 동물보호법과 그 시행령에 따르면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서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어류 등이 모두 보호대상이다. 다만 이 가운데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제외된다.

쟁점은 A씨가 이 활어를 어떤 '목적'으로 내던졌는가다. 어류는 고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동물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지만,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경찰은 A씨가 '집회에 사용할 목적'으로 활어를 내던졌다고 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 반면, 검찰은 활어가 '식용 목적'으로 관리, 사육됐기 때문에 동물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동물해방물결은 검찰의 법 해석이 종차별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식용 목적으로 길러지는 어류더라도, 당시 집회에서는 방어와 참돔이 집회 목적으로 죽임당했기 때문에 동물보호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하며 본질적으로 '식용 목적'으로 태어나는 동물은 없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해당 사건을 '어류 동물 학대 및 살해 사건'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검찰은 불기소의 사유로서 이 사건으로 사망한 활어가 애초부터 '식용동물'이라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서 "그런 동물은 없다. 이는 심각한 종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양식협회가 분노와 혐오 표출의 도구로 삼아 학대, 살해한 방어와 참돔들은 명백히 식용으로 학대된 것이 아니다. 방어나 참돔이라는 종에 속하는 일부 개체들이 식용으로 이용된다고 해서 그 종의 모든 개체에게 동물보호법을 적용하지 않은 것은 법의 위상과 취지를 몰각하는 행위"라고 일침했다.


지난 2020년 2월9일 오전 강원 화천군 화천천 일원에서 '2020 화천산천어축제'가 열려 수상낚시터에 산천어가 방류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020년 2월9일 오전 강원 화천군 화천천 일원에서 '2020 화천산천어축제'가 열려 수상낚시터에 산천어가 방류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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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에 대한 '식용 목적' 논쟁은 앞서 강원 산천어 축제를 두고도 벌어졌다. 동물권단체는 참가자들이 어류를 잡는 행사 과정에서 산천어들이 얼음 밑에 갇혀 장시간 굶주리면서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화천군수 등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축제 주최 측이 오락과 유희 및 영리 목적으로 산천어들을 학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산천어의 상당수가 취식과는 관계없이 상해를 입거나 죽임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지난 2020년 7월 검찰은 축제에 사용된 산천어가 식용 목적이라고 판단해 이 사건에 대해 항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동물보호법에선 식용 목적의 어류는 보호 대상이 아님을 명백히 하고 있다"며 "축제에 활용되는 산천어는 애초부터 식용을 목적으로 양식된 점을 종합해 볼 때 산천어가 동물보호법에서 보호하는 동물이라고 보기 어려워 피의자들에게 범죄 혐의 없음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또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식용 어류를 활용한 축제를 연 피의자들의 행위가 사회 상규에 어긋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산천어 1마리를 봉투에 담아 산천어를 잡지 못한 관광객에게 전달하는 '산천어 던지기' 이벤트를 2020년 1월7일 이후 중단하는 등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를 경청해 축제를 개선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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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와 관련해 시민 10명 중 9명이 "어류를 도살할 때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지난해 11월22일 발표한 '2021 동물복지 정책 개선 방향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 어류 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9.2%는 어류를 도살할 때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식용 어류도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65.4%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5월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지역 20~69세의 성인 남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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