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상황 고려 않고 공약 남발했나"…尹지지했던 2030 '싸늘'
병사 월급 200만원, 여가부 폐지 '공약 후퇴' 논란에 민심 악화
윤 당선인 측 "공약 후퇴 아니다. 사회적 논의 거쳐 꼭 실천할 것"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4일 강원 춘천역을 방문해 철도 인프라 구축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GTX-B 노선 춘천 연장과 춘천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의 조기 완공 등 대선 주요 공약의 이행을 약속하고 현장을 점검했다./춘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한 2030세대의 민심이 변하는 흐름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2030세대를 겨냥한 이른바 '한 줄 공약'으로 주목되며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핵심으로 내세웠던 공약들이 110대 국정 과제에 포함되지 않거나 수정되면서 '후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반대 여론, 장관 후보자들의 도덕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2030의 지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4일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무선 100%)에서 30대는 52%가 윤 당선인이 '국정 수행을 잘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잘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41%에 그쳤다. 긍정적 전망이 70대(75%), 60대(65%), 50대(61%)에서 절반 이상으로 크게 높았던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20대는 긍정적 전망(47%)과 부정적 전망(48%)이 비슷했다. 다만 윤 당선인의 대선 기간 2030세대 지지율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꾸준히 강세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기대감은 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2030세대의 표심을 얻는 데 주력했다. '병사 월급 200만원 보장',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 등 간결하고 주목도 있는 한 줄 공약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의 수혜자가 될 이대남(20대 남성)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대선 당시 지상파 3사 출구 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58.7%가 윤 당선인을 찍었다.
윤 당선인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2030세대의 이탈은 최근 불거진 공약 후퇴 논란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3일 발표한 110대 국정 과제에서 윤 당선인의 취임 즉시 병사 월급 200만원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윤 당선인이 공언해온 여가부 폐지 공약은 국정 과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에 대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많이 고민했는데 재정 여건이 여의치 않아 일부 점진적으로 증액시키는 것으로 조정했다"며 사실상 공약 후퇴를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재정 상황도 고려하지 않고 공약을 남발 한 거냐", "큰소리 치더니 뒤통수 맞았다" 등 실망감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이전 추진 과정에서의 소통 부재와 장관 후보자들의 자질·도덕성 논란도 민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당선인은 '국민 소통 강화'를 집무실 이전 취지로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집무실 이전을 너무 성급하게 추진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국갤럽이 3∼4일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윤 당선인의 직무 수행 부정 평가 이유 1위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32%)'이었다. 소통을 강화하려 추진한 과제가 오히려 반대로 작용한 셈이다. 그 다음 이유로는 '인사(15%)', '공약 실천 미흡(10%)', '독단적·일방적(7%)', '소통 미흡(5%)' 순이었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윤 당선인 측은 공약 후퇴·파기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당선인 대변인실은 5일 언론에 보낸 공지를 통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가부 폐지 공약을 추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말씀드린다"며 "다만, 여가부 장관을 중심으로 여가부가 수행하고 있는 기능과 역할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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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과 관련해서도 "예산 전문가들이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 핵심적으로 참여해 실현 가능성을 충실히 점검했다"며 "인수위는 '공약은 반드시 지킨다'는 원칙 하에 국정 과제를 선정했다. 정부 출범 후 국정 과제를 보다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꼭 실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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