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우희 "시작과 끝, 온전한 여성 서사 만족해요"
영화 '앵커' 세라役
"결혼·임신? 이 순간 원하는 것에 집중"
"이혜영 팬심으로 연기"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작품을 얻기 위해 동료 배우들을 의식하면서 경쟁하듯 연기하는 건 제 가치관과 맞지 않아요."
천우희는 13일 오전 아시아경제와 화상으로 만나 "흔히 배우가 경쟁하며 살아간다고 하겠지만, 사회적 평가에 의한 외부적 시선에 불과하다. 작품에도 정해진 인연이 있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앵커'(감독 정지연)는 고통받는 여성 서사를 다룬다.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에게 누군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며 직접 취재해 달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 온 후 벌어지는 기묘한 일을 그린다. 천우희가 주인공 세라로 분해 극을 이끈다.
천우희는 밀려드는 시나리오를 뒤로하고 '앵커'를 선택했다. 그는 "상당한 에너지가 소요된 작품"이라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 서사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크다. 연기할 때 압박감이 큰 배역을 해냈을 때 쾌감과 만족감도 느끼는 편"이라고 말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머릿속에 그림이 잘 그려졌어요. 상상한 이미지가 현장에서 잘 구현되면 연기로도 잘 표현되는 편이거든요. 감정적 그래프를 잘 연결하는 게 중요했어요. 상황과 감정을 최대한 납득한 후에 욕망과 감정을 점차 크게 표현해가면 연민이 잘 전해질 거라고 봤습니다."
'앵커'가 되기 위해 전(前) 아나운서 김민정의 도움을 받았다. 천우희는 "뉴스 리포트와 현장에 나갈 때, 단신 등 조금씩 변화가 있다는 걸 알았고 미묘한 톤 차이를 표현하려 했다"며 "현장에서 김 전 아나운서가 와서 시선, 멘트 등을 봐주셨다. 발성과 톤까지 일일이 짚어줬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9년 차 앵커의 프로 이미지를 위해 긴 머리카락도 잘랐다. "짧은 머리로 자르니 주변 반응이 좋더라고요. 더 어려 보인다는 반응에 더 짧게 자르기도 했어요. 전작에서는 주로 노메이크업으로 연기했지만, 이번에는 성숙한 외형을 위해 메이크업과 의상에 신경 썼습니다."
이혜영이 극 중 세라의 엄마 소정으로 분해 관록의 연기를 펼친다. 충무로에서 보기 드문 여성 2인극 구조를 띤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천우희는 "이혜영을 배우로서 좋아해서 팬심으로 호흡을 맞췄다. 한순간도 놓치기 싫었다"며 웃었다.
"선배가 저를 후배가 아닌 연기하는 동료로 대해주셨어요. 적극적으로 '너는 감정이 어떠니, 나는 이렇게 느꼈는데' 물어주셨고 감독님이 원하는 호흡을 함께 찾아갔죠. 전우애랄까요. 배우로서 동질감을 느꼈어요."
모녀 사이인 세라와 소정의 대립에 대해 천우희는 "모녀 관계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애증의 관계가 있다. 정말 사랑하는 데 힘든 존재가 되기도 한다"며 고개를 끄덕었다. 그는 "세라의 결핍과 욕망의 근원도 비슷하지 않을까. 엄마한테 사랑받고자 하는 인정 욕구가 사회적, 세속적 욕망까지 침범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엄마가 내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는지, 얼마나 나를 위해 희생했는지 알기 때문에 제가 느끼는 감정도 세라랑 비슷할 거 같아요. 내가 엄마를 사랑하는 만큼 충족시키고 싶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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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을 아우르는 여성의 결혼과 임신, 사회활동에 출산이 주는 부담감 등에 관한 질문에 천우희는 "주변 친구들이나 선배, 동료들을 보면서 저를 대입해본다"고 답했다. "내가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인지 많이 고민하는 편인데요. 답은 아직 없는 거 같아요. 어떤 결정을 지금 내리고 싶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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