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셀프 소환투표'서 압도적 지지…투표율 10%대 불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지속 여부를 묻는 '셀프 국민 소환투표'에서 예상대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대통령 적극 지지층 중심으로만 투표에 참여한 탓에 투표율은 유효 기준인 40%에 한참 못 미쳐 투표가 효력을 갖진 못하게 됐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국가선거관리위원회(INE)는 로페즈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임기 지속 찬성 의견이 전체의 90.3∼91.9%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을 중도에 소환해야 한다는 응답은 투표수의 6.4∼7.8%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은 최저 17%에서 최고 18.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INE는 밝혔다. 국민투표 결과가 구속력을 가지려면 투표율이 40%가 넘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투표 결과는 사실상 아무런 효력이 없다. 로페즈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투표 전에 투표율과 관계없이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투표는 대통령 6년 단임제인 멕시코에서 역사상 처음 치러지는 대통령 소환 투표이고 소환 투표를 추진한 주체가 다름 아닌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자신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2018년 12월 취임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임기 중반에 국민에게 재신임을 물을 것이라고 후보 시절부터 약속했다.

외신들은 낮은 투표율과 압도적인 재신임이 투표 전부터 예측됐다면서 야권은 대통령이 지지 세력 결집을 위한 '셀프 소환투표'에 나랏돈과 인력을 낭비한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라시아그룹의 카를로스 피터슨 연구원은 "이번 선거 결과가 의미있는 정책이나 정치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