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사고 육군 상사에 손 내민 사람들
이상협 더불어민주당 국방전문위원 수소문에 방산기업들 1억원 쾌척
박 상사 ““위험지역 근무 군인 위한 제도 많이 만들어졌으면”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매일 밤 그날 악몽이 떠오르면서 눈물만 나옵니다”
지난해 11월 21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장항습지를 수색하던 17사단 박우근 상사는 그날 일을 잊지 못한다. 박 상사는 당일 일요일 아침에 해가 뜨자마자 장병 3명과 함께 정찰임무에 나섰다. 그날따라 아침 기온은 차가웠다.
정찰임무에 들어가기전 박상사는 동료들에게 “얼마전 민간인들이 이 지역 갈대를 제거 했지만 혹시나 모를 위험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소총을 메고 전진한지 10분 후 귀를 찢는듯한 폭음과 함께 박 상사는 공중으로 떠올랐다. 순간 기절을 했고 눈을 뜨니 찬 바닥에 누워 있었다. 아무말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눈 앞에 자신의 왼쪽 발목이 떨어져 나간 걸 본 후 ‘지뢰를 밟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서서히 고통은 밀려오기 시작했다. 30분 후에 소방대원들이 달려왔다. 악몽같은 시간이었다. 당시 군 당국의 조사결과 폭발한 지뢰는 북한의 ‘목함 반보병지뢰’(PMD-57)로 부르는 목함지뢰로 확인됐다.
박 상사는 현재 성남시에 위치한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왼쪽다리 절단수술을 마치고 재활치료를 하는 중이다. 당초 “6개월이면 퇴원할 것”이라는 의료진 설명과 달리 치료기간은 길어지고 있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술부위의 피부가 죽어가고 있어 의족을 끼고 재활운동을 많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상사는 “지금도 자기 전에 많은 약을 먹어야 잠을 청할 수 있다”며 “당시 상황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보다 더 힘든 일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아들과 14개월된 둘째 아들이 보고싶다는 점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얼굴을 못 본 채 자신의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고민이다. 부인은 앞으로 군생활을 하지 말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가장으로서 경제적 문제를 배제할 수 는 없었다.
고민하던 박상사 앞에 이상협 더불어민주당 국방전문위원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현재 군제도로는 많은 보상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던 이 위원은 이리저리 발로 뛰면서 수소문을 해줬다. 군도 나섰다. 군부대 동료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박상사에게 4000만원을 건넸다. 이 위원이 직접 수소문한 LIG넥스원, 한화시스템에서도 1억원을 박 상사에 쾌척했다.
박 상사는 고마웠다. 박 상사는 부인에게 “군생활을 마무리 잘 하고 싶다”고 말을 건낼 용기도 생겼다. 박상사는 올해 초 이 위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했다. 직접 얼굴을 보고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 그 만남은 지난 28일 이뤄졌다.
이 위원은 오히려 감사한 마음에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점에 대해 감사하다”고 몇 번이고 말을 건넸다. 이 위원은 또 “임무 중 발생한 사고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민간분야의 지원을 계속 요청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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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상사는 “위험지역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을 위한 제도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신경써준 소속 부대원들에게도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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