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과서, '독도는 일본땅' 주장… '강제연행' 기술도 사라져
내년에 일선 학교에서 사용되는 것을 목표로 일본 문부과학성에 검정을 신청한 일본 고교 교과서에 한국 영토인 독도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로 표기돼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내년부터 일본의 고등학교 2학년 이상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강제 연행'과 '일본군 위안부'라는 표현이 정부의 검정 과정에서 삭제됐다. 또 역사 외 사회과목 교과서 12종 모두에는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조치는 앞서 지난해 4월 일본 각의(국무회의)에서 '종군 위안부'라는 용어가 적절치 않고 일제의 조선인 노동자 동원에 대해서도 '강제연행'이 아닌 '징용'이라고 쓰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9일 오후 열린 교과서 검정심의회에서 고교 2학년생 이상이 내년부터 사용하는 239종의 교과서가 검정 심사를 통과했다고 이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검정을 통과한 지리총합(1종), 지리탐구(3종), 지도(1종), 공공(1종), 정치경제(6종) 등 역사를 제외한 12종의 사회과목 교과서에는 독도가 "일본(우리나라) 고유의 영토"라는 기술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2014년 일본 정부가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개정하면서 역사를 제외한 사회과목 교과서는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을 담도록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데이코쿠서원의 지리총합은 당초 "1905년 메이지 정부가 국제법에 따라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하고 자국 영토라는 생각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본 당국은 "학생이 오해할 우려가 있는 표현"이라고 지적했고, 이에 관련 내용은 독도가 "시마네현 오키노시마초에 속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1905년 메이지 정부가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귀속을 내외에 선언해 국제법에 따라 시마네현에 편입됐다"고 수정됐다.
이외 8종에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고, 3종에는 "한국에 점거" 또는 "한국이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라고 주장"한다는 표현이 포함됐다.
시미즈서원이 일본 문부과학성에 제출한 고교 일본사탐구 교과서에 "위안부의 조달도 실시됐다"(붉은 사각형)는 설명이 실려 있다. 일본어에서 조달은 '필요한 금품 등을 모두 갖추는 것, 혹은 모두 갖춰 보내는 것'이라는 의미로 통상 사물에 대해 쓰이는 표현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역사 왜곡도 자행됐다. 검정 심사를 통과한 역사 분야 교과서 14종(일본사탐구 7종·세계사탐구 7종) 중 일부 교과서에서 검정 신청 당시에는 '강제 연행'이었던 표현이 '동원' 또는 '징용'으로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짓쿄출판의 일본사탐구에는 "조선인 일본 연행은 1939년 모집 형식으로 시작돼 1942년부터는 관의 알선에 의한 강제 연행이 시작됐다"며 "1944년 국민 징용령이 개정 공포되면서 노동력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강제 연행의 실시가 확대돼 그 숫자는 약 80만명에 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검정 과정에서 강제 연행이라는 단어는 모두 '동원'으로 바뀌었다.
데이코쿠서원의 세계사탐구 역시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본토의 노동력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조선과 중국에서 노동자를 강제적으로 연행했다"는 내용이 '징용·동원됐다'로 뒤바꼈다.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해서도 짓쿄출판의 일본사탐구에는 "많은 여성이 일본군 위안부가 됐다"는 기술이 있었지만 '일본군 위안부'가 '위안부'로 대체됐다. 도쿄서적의 정치·경제 교과서에는 종군 위안부 표현이 포함된 고노 담화 관련 내용에 대해 "2021년에 '종군 위안부'가 아니라 '위안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각의 결정이 이뤄졌다"는 기술을 추가한 후에야 검정 통과가 가능했다.
이 같은 내용 변경은 모두 검정 과정에서 '정부의 통일적 견해에 기초한 기술이 아니다'라는 지적으로 인해 출판사가 검정 통과를 위해 수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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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허황된 주장이 담긴 교과서를 일본 정부가 또다시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교육부 역시 대변인 성명을 통해 "역사 왜곡이 그대로 드러난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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