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중국발 리스크 확산…韓 기업 타격 우려
우크라이나 침공·코로나19…'엎친데 덮친격'
코로나19 중국 전역 확산시 타격 클 듯
글로벌 기업 탈러시아로 국내 기업 압박↑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이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사태가 '세계의 공장'인 중국을 다시 덮치며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19일 재계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선전시에는 2020년 기준 국내 기업 24개사가 직접 진출한 상태다. 중국의 ‘기술 허브’ 답게 제조업부터 과학·기술 서비스 업체가 상당수 진출해 있다.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에 따라 이들 기업 대부분이 공장 운영 및 영업을 상당 부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관계자는 "진출 기업들은 14일부로 재택 근무로 돌입했고 사무실 출입금지 조치로 통관 및 물류 업무가 지체되고 있다"며 "봉쇄조치 연장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은 다행히 현지에 공장이 없지만, 협력사 등을 통한 부품 수급 애로 등 간접적 어려움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발(發) 리스크까지 불거질 경우 이들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선전 봉쇄 영향으로 스마트폰 부품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폭스콘의 터치패널 자회사인 제너럴인터페이스솔루션(GIS)이 14일부터 선전 공장서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GIS는 갤럭시S10 시리즈부터 삼성전자에 지문인식 모듈을 공급 중이다. GIS의 생산 중단이 장기화되면 최근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22 시리즈 흥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니케이아시아는 "애플과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둔 GIS가 선전 공장서 맡던 생산 일부를 타 공장으로 돌리고 있다"며 "선전은 화웨이는 물론 폭스콘의 중국 내 두 번째로 큰 생산 공장"이라고 보도했다.
도시 전면 봉쇄로 인한 ‘소비 위축’도 현지에 판매법인 등을 둔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소비가 억제될 경우 매출 등에서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소비 활력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다.
산업계는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선전시를 넘어 광둥성 전체, 나아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업체 관계자는 "봉쇄가 확산되거나 오래 이어질 경우 판매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인텔·테슬라 등 글로벌 주요 기업이 잇따라 ‘탈(脫) 러시아’ 행렬을 이어가는 점도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다. 러시아에 대한 보이콧 차원에서 철수를 선언하자니 그간 공들여온 시장을 놓치게 돼 아깝고, 잔류하자니 글로벌 불매운동 등에 휩싸일 상황에 놓인 것.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진퇴양난’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이나 다른 글로벌 기업과 달리 국내 주요 기업들은 현지에 공장을 많이 두고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최태원 회장 경고 현실로"…이미 100만원 올랐는...
상당한 비용을 투자한 공장이 현지에서 고용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철수를 결정할 경우 타 글로벌 기업과 달리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괘씸죄’에 걸릴 우려가 크다는 부담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단순히 다른 글로벌 기업이 철수했다고 우리도 철수해야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많은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해당 사안은 더욱 신중하게 검토하고 결정될 문제"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