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 본 투표일인 9일 오전 6시28분 이문동 제1동 제3투표소에 약 70명의 인원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다. 한 시민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줄을 섰다”며 “코로나19가 유행이라 사람들이 붐비지 않을 시간을 골라 왔다”고 말했다. /사진=황서율 기자

제20대 대선 본 투표일인 9일 오전 6시28분 이문동 제1동 제3투표소에 약 70명의 인원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다. 한 시민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줄을 섰다”며 “코로나19가 유행이라 사람들이 붐비지 않을 시간을 골라 왔다”고 말했다. /사진=황서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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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오규민 기자, 황서율 기자] "지지하는 후보가 있지만, 워낙 박빙이라 제 한표가 더욱 소중할 거 같아요."


9일 오전 5시30분 서울 도봉구 창2동 제4투표소. 투표 시작 30분 전부터 두터운 옷을 입고 대기중이던 한 유권자는 어릴적 반장 선거를 하는것 처럼 설레어 이른 아침부터 나오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의 막이 올랐다.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선 이날 오전 6시부터 일제히 투표가 시작됐다.


이날 창2동 제4투표소에선 투표 시작 직전부터 도착한 주민 50여명이 긴 줄을 만들었다. 투표소에 먼저 줄을 선 유권자들은 주로 고령층이었지만, 6시가 지나자 2030 청년 유권자들도 점차 늘어났다. 대기자는 15분 만에 130명까지 늘어 줄이 약 100m로 늘었다.

조명현씨(68·여·가명)는 "일을 가야 해서 투표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에 일찍 나왔다"며 "박빙 선거인 올해는 내 한표가 더 소중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모씨(39·남)는 "사전투표 때보다 줄이 더 긴 것 같다"며 "판세가 박빙이라 오히려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기분 든다"고 했다.


"지금 안됐어요? 밖에서 기다릴까요?"(A씨, 77세), "아녜요. 들어와서 기다리세요"(자원봉사자). 서울 동작구 사당4동 제2투표소는 투표 시작 10여분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전정환씨(80·남)네 가족은 이곳 투표소에서 첫번째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전씨는 "매 투표 때마다 일찍 나와 투표한다"며 "이번 선거는 특히 의미가 크다고 봤다. 유권자라면 누구든지, 반드시 나와서 투표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1동 제3투표소 역시 투표 시작 20여분 만에 70여명의 주민들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최승기씨(38·남)는 "(사람들이 몰리면)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생각에 지금 나왔다"고 했다.


예상치 못한 긴 줄에 발길을 돌린 주민도 있었다. 창2동 제4투표소 앞에서 만난 A씨는 "일찍 나오면 투표를 금방 할 줄 알았는데 줄이 너무 길다. 다른 시간대에 다시 오려고 한다"며 웃었다. 한 자원봉사자는 "출근 전 투표를 하려고 6시를 전후로 사람들이 몰린다"며 "이후 점차 줄어들다가 다시 8~9시부터 줄이 길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9일 오전 6시15분께 서울 도봉구 창2동 제4투표소에서 투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오전 6시 투표 시작 이후 130명 가량 대기하고 있다. /사진=오규민 기자

9일 오전 6시15분께 서울 도봉구 창2동 제4투표소에서 투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오전 6시 투표 시작 이후 130명 가량 대기하고 있다. /사진=오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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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은 저마다 달랐다. 전씨는 "나라의 안전과 시스템을 위해 중대한 선거다"며 "새 대통령은 외교 문제를 중심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경제 문제 해결을 강조한 유권자도 있었다. 박씨는 "코로나로 어려운 시국에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통령이 뽑히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다음 정부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출산율을 높여줬으면 한다"며 "아이들이 줄면서 국가경쟁력이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사회 자체도 경쟁사회라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 전 투표소에 방문한 강모씨(25·남)는 "지금 청년들은 'N포 세대'를 넘어 내일을 꿈꾸기 어렵다. 경제도 어려워 가정을 꾸리기 보단 혼자 살려는 사람도 많다"며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약의 실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쌍둥이 형제, 남동생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 이언진씨(37·여)는 "내가 찍은 후보가 '국민들에게 무언가를 해주겠다'며 공허한 말장난을 하기보단, 구체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유권자는 "우리나라는 화합이 필요하다. (새 대통령이) 너무 갈등을 조장해선 안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유권자들은 앞서 불거진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과 관련해 불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씨는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내용을 잘 못본 거 같아 불안하다"며 "내 한표가 아예 사라질까봐 걱정된다. 확진자 투표도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강씨도 "사전투표와 관련해 불안감이 들었다. 마지막에 내 손으로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을 때까지 예의주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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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 투표소를 헷갈려 사전투표 때와 달리 대선 당일 모든 유권자는 자신의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만 투표해야 한다. 사당4동 제2투표소 자원봉사자는 "1시간 만에 20여명 정도가 투표소를 잘못 알고 찾아왔다"며 "고령층 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헷갈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일반 유권자와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의 투표시간은 분리 진행된다. 일반 유권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는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사당4동에 마련된 한 투표소에 주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김대현 기자

사당4동에 마련된 한 투표소에 주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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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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