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형사재판 접수·처리도 줄었다
지난해 1심 접수 건수 13% 줄어
처리 건수도 1만건 넘게 감소
잇단 휴정·연기에… "비대면 필요"
"재판부가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기일 잡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8월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모 대기업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사건 첫 재판에서 심리를 맡은 부장판사가 이같이 토로했다. 이 부장판사는 고심 끝에 4개월 뒤인 12월 말로 2차 공판기일을 잡았다. 이후 공판은 2차례 연기돼 오는 3월 말에나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코로나19 대확산 영향으로 형사 재판 접수 및 처리 건수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21년 전국 1심 법원의 형사 단독·합의 재판부 사건의 총 접수 건수는 19만9966건으로 2020년 23만974건 대비 13.4% 줄었다. 처리 건수도 지난해 20만7167건으로 전년 21만9001건에서 감소했다.
단독 재판부 사건만 놓고 보면 접수와 처리 건수는 지난해 18만4635건, 19만2735건을 각각 기록해 전년 21만5924건, 20만5416건보다 크게 줄었다.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가 꺾인 것이다.
형사 사건의 조사·진행은 코로나19 대유행기에 특히 지체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팀이 최근 공개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형사사법체계의 변화와 대응 - 팬데믹에 따른 수사와 재판의 변화와 대응' 보고서에서 경력 12년차의 A 판사는 "코로나 상황이 심해졌을 땐 법원 자체적으로 휴정 권고를 하게 된다"며 "미룰 수 있는 재판들은 미루다 보니 전체적으로 처리가 좀 늦어졌다. 코로나로 인해 확실히 (사건 처리가) 늦어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검찰의 수사·기소 지연도 영향을 미쳤다. A 판사는 "형사 단독의 경우 결국 접수량을 결정하는 게 검찰이다. 확진자 수가 확 늘 땐 수사 지연 등으로 기소를 잘 못하게 돼 법원 접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검찰의 고소 사건 처리 건수는 2020년 62만3079건에서 지난해 39만6673건으로 36.3% 감소했다. 고발 사건 처리 건수도 지난해 9만4951건을 기록, 전년 10만4058건보다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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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형사·사법절차를 서둘러 '비대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면 중심의 절차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 취약하고, 진술 시간이 부족할 경우 피의자 또는 피고인, 피해자 측의 사법 접근권을 충분히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형사절차전자문서법이 제정돼 2024년부터 전자화 서비스를 개시하도록 했지만, 형사소송법상 수사절차 전반 및 형사 재판 상당수가 여전히 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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