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tage] 앙코르 공연 ‘노트르담 드 파리’... 빛, 선율, 몸짓의 향연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아름다운 도시 파리, 전능한 신의 시대/ 때는 1482년, 욕망과 사랑의 이야기 (...) 대성당의 시대가 찾아 왔어/ 이제 세상은 새로운 천년을 맞지/ 하늘 끝에 닿고 싶은 인간은/ 유리와 돌 위에 그들의 역사를 쓰지.” - 노래 ‘대성당의 시대’ 中
유리와 돌 위에 쓰인 역사, 그것은 프랑스 문학의 대가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드 파리’가 세상에 빛을 본 계기가 됐다.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가 쓰인 1831년 프랑스는 7월 혁명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불안한 상황이었다. 나폴레옹이 실각한 뒤 권력을 회복한 부르봉 왕실의 샤를 10세는 극단적인 보수 반동 정치를 펼치고, 급기야 1830년에는 언론과 출판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칙령을 발표하고 민중은 바리게이트를 구축해 봉기하는 7월 혁명의 시기.
이토록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빅토르 위고는 파리에 위치한 노트르담 대성당을 살피다가 성당 벽 한 구석에서 그리스어로 새겨진 ‘숙명(ANArKH·아낭게)’이란 단어를 보게 되고 그로부터 깊은 영감을 얻게 된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영혼이 이런 단어를 남긴 것일까. 빅토르 위고는 그 단어로부터 무려 11편에 달하는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를 시작한다.
극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성모마리아를 의미하는데, 실제로 프랑스 파리의 시테섬 동쪽에 위치한 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유명하다. 199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바 있다.
“내가 자라나고/ 고통받는 모습/ 지켜봐 준 당신// 날 지켜 준 당신/ 종지기가 되어/ 살 수 있게 해준/ 은혜// 말하고 쓰는 것도/ 당신께 배웠죠/ 하지만 그 마음/ 읽을 수 없네요.” - 노래 ‘버려진 아이’ 中
이야기는 어릴 적 버려진 꼽추 콰지모도를 중심으로 벌어진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주교 프롤로는 그를 성당의 종지기로 키워 충직한 종으로 삼는다. 문제는 집시 에스메랄다가 등장하면서부터 발생한다. 우연히 본 그녀에게 매료된 프롤로는 콰지모도에게 납치를 명하지만 근위대장 페뷔스가 나타나 그녀를 구하고 콰지모도를 체포한다. 하지만 약혼녀가 있는 페뷔스마저 에스메랄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거기에 체포된 채 방치된 콰지모도에게 에스메랄다에게 물을 건네면서 콰지모도 마저 그녀의 따스한 손길에 매료되고 만다. 한 여자를 둘러싼 세 남자의 이야기.
극은 치정극의 전형이다. 약혼녀에게로 돌아간 페뷔스가 에스메랄다를 교수형에 처하려 하고, 프롤로는 그녀의 목숨을 담보로 사랑을 강요한다. 하지만 페뷔스의 변심을 모르고 지조를 지킨 에스메랄다는 결국 교수형에 처해지고, 분노한 콰지모도는 프롤로를 계단 밑으로 밀어 죽인다.
작품은 대사 없이 노래만으로 극을 진행하는 성스루(Sung-through) 뮤지컬이다. 노래(54곡)와 춤, 애크러배틱으로 이야기를 굴리는 극은 박진감을 더한다. 과연 초연 이후 전 세계 23개국에서 9개 언어로 번역됐고, 1500만명 이상이 관람했을 법한 매력을 뽐낸다. 특히 노래에 집중하기 위해 안무를 대폭 줄인 주연 배우 대신 투입된 별도의 안무팀의 격렬한 몸짓은 눈을 강렬히 자극한다. 뜻을 몰라도 그 선율이 귀에 감기는 불어의 매력이 귀를 호강시키는 건 당연지사.
무대 장식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거대하게 등장하는 ‘가고일(Gargoyle)’이라고 불리는 고딕 성당의 낙숫물받이 돌의 장식은 보는 이의 시선을 낚아챈다. 이는 실제로 600년 넘게 대성당 지붕에서 빗물을 아래로 운반하는 배수로 역할을 했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하나는 성당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믿음이 없으면 괴물에게 잡아먹힌다는 위협을 주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흉측한 외모를 이용해 악한 영혼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대구, 부산 공연에 이어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진행되는 앙코르 공연은 이달 18일까지 관객을 맞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