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폭증하는데 …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 고집
누적 확진자 400만명 돌파 눈앞
사망자 일주일간 일평균 1.6배
넉달간 2만명 안팎 나올 수도
정부 "팬데믹 대응 가능" 반복
전문가 "의료시스템 과부하" 우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6만6853명으로 하루새 약 7만명 급증한 4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오미크론 변이의 급격한 확산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26만명을 넘어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확진자 폭증 속에 하루 2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도 800명에 육박했다. 오미크론 확산 이후 오는 5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가 2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사적모임 6인·영업시간 밤 10시’로 제한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 식당·카페 등의 영업을 밤 11시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사망 186명…"넉 달간 2만명 숨질 것"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26만6853명 늘어 누적 395만8326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18일 10만명(10만9820명)을 처음 넘어선 후 23일 17만명(17만1451명), 이달 2일 21만명(21만9240명)을 돌파했고, 전날(3일) 19만8803명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하다 이날 다시 증가폭이 6만8000명 이상 확대됐다. 누적 확진자 수도 이미 395만명을 넘어서 하루 뒤인 5일 0시 기준으로는 4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지난달 6일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긴 후 보름 만인 21일 200만명, 다시 12일 만에 두 배를 넘어서는 셈이다. 재택치료 중인 확진자도 이날 기준 92만5662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사망자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전날 하루에만 186명이 사망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입원 중인 위중증환자 수도 797명으로 하루 전보다 31명, 2주 전(2월18일 385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아졌다. 현재 방역당국이 확보한 전국 위중증환자용 병상 2744개 중 50.5%(1385개)가 사용 중이다.
최근 일주일간 수치를 놓고 볼 때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8만4752명으로 이전 일주일간 하루 평균 12만9903명에 비해 1.42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위중증환자 수도 하루 평균 508명에서 725명으로 1.43배, 사망자는 하루 71명에서 114명으로 1.61배 증가했다. 통상 확진자 증가 규모가 1~2주 후 위중증환자 수에 반영되고, 다시 1~2주 후엔 사망자 수로 이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이달 말에는 하루 사망자가 400~500명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달부터 본격화된 오미크론이 유행이 오는 5월까지 이어지면서 하루 평균 20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다고 가정할 때 이 중 60대 이상이 14~15%(3만명)가량이고 이들 집단의 치명률을 고려하면 사망자가 하루 150~200명씩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넉 달간 2만명 안팎의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 "듣지도 않을 의견 왜 묻나"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현재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에 도달할 것에 대비해 충분한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면서 5일부터 식당과 카페 등 12종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현행 오후 10시까지에서 오후 11시까지로 1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1월 셋째 주부터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 모두 코로나19 위험도가 '높음'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주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약 50% 수준까지 증가했지만 누적 치명률, 중증화율 등 핵심 방역지표들은 현재까지 의료대응 역량 내에서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 2차장은 "그간 추진된 손실보상 확대, 거리두기 일부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계속돼온 자영업·소상공인분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며 "고위험군 관리를 중심으로 방역체계가 개편됨에 따라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 중단, 동거인 자가격리 의무 면제 등의 다양한 조치들이 시행 중인 만큼 거리두기도 이와 연계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섣부른 방역완화 정책이 의료 현장의 부담을 가중시켜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방역 당국이 준비하고 있는 중증병상 수가 지금은 충분해 보일지 몰라도 중환자 수가 정점에 도달한 순간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행 정점은 2주 정도 남아있는데 정책적 판단들이 정말 많이 아쉽다"면서 "듣지도 않을 의견은 왜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다"고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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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교수는 "이제 거리두기를 강화하거나 통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유행을 통제할 수 없다"면서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한데, 앞서 델타 변이 확산 때 병상 가동률이 70%를 넘어서면서 큰 혼란이 있었던 것처럼 조만간 병상 운영이 어려워지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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